[기고]순천만국가정원에서 배우는 새만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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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새만금 발전전략은 땅을 만드는 개발에서 사람과 미래를 만드는 개발에 촛점을 맞추어야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북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새만금 개발을 바라보며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새만금에 무엇을 더 지을 것인가”를 넘어, “사람과 기업이 왜 새만금에 오고, 왜 머물며, 왜 다시 찾아오게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 순천만국가정원의 성공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단순히 정원을 조성해 관광객을 모은 사업이 아니다. 순천만 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면서 이를 도시의 경쟁력으로 발전시켰다.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 뒤 박람회장을 국가정원으로 발전시켰고, 2023년 박람회에는 약 980만 명이 방문했다. 자연환경 보전과 도시 브랜드, 국제행사, 상설 관광자산을 단계적으로 연결한 결과다.

순천의 성공은 시설의 규모보다 지역의 고유한 자산을 어떻게 활용했느냐에 있다. 자연을 도시의 정체성으로 만들고, 일회성 행사를 지속적인 방문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새만금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

새만금은 순천과 출발점부터 다르다. 광대한 간척지와 해안, 산업용지, 재생에너지 잠재력, 항만과 교통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첨단산업과 미래도시를 건설해야 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정원관광 모델을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그러나 순천이 보여준 지역 자산의 브랜드화, 단계별 실행, 상설 콘텐츠 구축, 지역 전체로의 파급효과는 새만금에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다.

첫째, 새만금만의 분명한 정체성을 만들어야 한다.

산업단지와 재생에너지, AI·로봇, 해양관광을 개별 사업으로 추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첨단산업과 청정에너지, 해양환경이 공존하는 미래도시라는 큰 방향 아래 기업 유치와 관광, 정주 여건을 연결해야 한다. 사업이 많다는 사실보다 국민과 기업이 새만금을 떠올렸을 때 무엇을 먼저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둘째, 기업 유치와 사람이 사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공장을 유치해도 우수한 근로자와 가족이 정착하지 못하면 지역경제의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다. 전력·용수·도로·항만 같은 산업 기반시설과 함께 주거·교육·의료·문화시설을 갖춰야 한다. 기업이 투자하고, 근로자가 일하며, 가족이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투자협약 건수와 조성 면적만으로 개발 성과를 평가해서도 안 된다. 실제 투자액과 양질의 일자리, 상주인구, 지역업체 매출 등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표를 중심으로 사업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

셋째, 산업과 관광을 연결해야 한다.

새만금의 미래를 산업단지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수변공간과 해양레저, 생태체험, 지역의 음식과 문화자원을 연계하고 군산·김제·부안의 관광자원과 연결해 체류형 관광권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순천이 국가정원과 습지, 도심을 연결해 도시 전체를 관광공간으로 발전시켰듯, 새만금도 인접 지역과 함께 방문객의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려야 한다. 새만금에 온 관광객이 주변 지역을 함께 찾고, 산업 현장을 방문한 기업 관계자와 투자자가 지역의 문화와 관광을 경험하도록 하는 연계 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모든 시설이 완공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단계별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대규모 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전체 사업이 완성된 뒤에야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방식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먼저 실행할 수 있는 산업·관광·체험 사업부터 운영하고, 성과를 확인하면서 다음 단계로 확장해야 한다. 개발 과정 자체가 방문 이유가 되고, 눈에 보이는 작은 성공이 후속 투자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 군산·김제·부안,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지역 주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각 주체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장기적인 목표를 공유해야 한다. 개발의 혜택이 일부 사업에 머물지 않고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순천과 새만금의 성과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순천은 생태환경과 관광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다져왔지만, 새만금은 기반시설 구축과 민간투자, 산업 생태계 조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따라서 관광객 수만으로도, 투자 발표액만으로도 성공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산업과 인구, 관광, 환경이 함께 개선되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이 보여준 교훈은 분명하다. 지역이 가진 자산을 지키고 키우면서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찾아올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만금은 여기에 첨단산업과 에너지, 일자리라는 미래 성장동력을 결합해야 한다.

개발은 땅을 바꾸는 일에서 시작하지만, 성공은 사람의 삶을 바꿀 때 완성된다.

새만금청과 전북특별자치도는 이제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사람과 기업이 왜 새만금에 오고, 왜 머물며, 왜 다시 찾아오게 할 것인가.

이 질문을 개발 전략의 중심에 놓을 때, 새만금은 단순한 국토개발 사업을 넘어 전북의 산업과 생활, 관광과 미래가 함께 성장하는 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이상기 (태권도진흥재단 이사·한중지역경제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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