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를 여행하는 박쥐 세 마리와 길을 밝혀 주는 달님

페페 마에스트로 '셋 더하기 하나는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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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셋 더하기 하나는 넷(지은이 페페 마에스트로, 그림 네레아 페레스, 옮긴이 유아가다, 펴낸 곳 지양어린이)'은 책 속으로 어린이 독자를 초대해 그림책의 주인공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상상놀이 그림책이다.

한밤중, 그림책 속에서 박쥐 세 마리가 거꾸로 매달려 잠들어 있다. 그런데 누군가 책을 펼치는 바람에 세 마리 박쥐들은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 박쥐 세 마리가 눈을 뜨고 가장 먼저 본 것은 바로 지금 이 그림책을 읽기 시작한 어린이 독자이다.

단잠을 깨워 화가 난 박쥐들은 아이가 책장을 넘기기만 하면 놀래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지만, 어린 독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책을 읽는다. 아이의 용기에 감탄한 박쥐들은 서로 친구가 되어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한다. 이윽고 세 마리 박쥐와 어린 독자는 재미있는 모험을 찾아서 신나는 밤의 모험을 떠난다.

박쥐들과 어린이 독자는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오래된 성을 찾아가고,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귀뚜라미 자장가를 듣는다. 데굴데굴 나무통을 굴려 바다에까지 다다른 박쥐 세 마리는 파도가 넘실거리는 밤바다를 용감하게 떠다닌다. 박쥐들은 날개를 활짝 펴 돛단배를 만들고, 어린이 독자에게는 달님이 되어 이 여행길을 계속 밝혀 달라고 부탁한다.

이 그림책에서 어린이 독자는 박쥐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상상놀이의 주인공이 된다.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치면서 책 속의 박쥐들과 함께 모험을 하며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던 어린이 독자는 책을 덮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꿈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이 그림책은 계속되는 질문으로 어린이 독자가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도록 이끄는 열린 결말로 구성되어 있다.

재미와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하는 간결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글과, 생략과 여백의 동양화 기법으로 박쥐의 특징을 재해석해 낸 강렬한 검정색 그림이 독창적인 그림책이다.

2024년 스페인 아동청소년도서협회(OEPLI)가 주관하는 ‘라사리요상’(Premio Lazarillo: 그림책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은 이 그림책이 활기찬 대화와 놀라운 장면들로 모험과 재미의 본질을 포착했으며, 독자의 상상력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이 책이 라사리요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또 다른 이유는 네레아 페레스의 자유분방한 그림 때문이다. 흰색 배경에 단색의 과장된 선, 단순하고 직관적인 형태로 그려낸 짙은 흑연 그림에는 개구쟁이 같은 유머와 에너지가 넘칩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이야기의 발랄한 생명력을 그대로 보여 준다.

캄캄한 밤의 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세 마리 박쥐의 작은 보라색 콧구멍도 눈길을 끕니다. 앞뒤 표지를 활짝 펼치면 박쥐 한 마리가 독자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도 재미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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