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이형숙 작가의 수필집 『그런 날들이 지나가고(수필과비평사)』가 독자들에게 삶과 사랑, 시간과 기억을 돌아보게 하는 깊이 있는 작품들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수필집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일상의 경험을 감각적인 사유로 확장하는 작가의 글쓰기다. 계절과 자연, 여행과 가족, 시간과 기억 등 익숙한 소재를 통해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자신을 성찰한다. ‘시간’을 삶을 관통하는 중요한 소재로 바라보며, 지나간 시간 속에 남은 기억과 감정을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수필집은 ▲제1부 ‘비로소 보이는 것들’ ▲제2부 ‘걷고 머물고 읽다’ ▲제3부 ‘시간의 흔적’ ▲제4부 ‘평범한 일상이 말을 걸어오다’ 제5부 ‘추억과 그리움 너머’ 로 꼭지를 틀었다.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진실한 자기와 마주한다. 「적자생존」에서는 자신과 타인, 세상을 바라보는 ‘세 가지 눈’을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만의 시선과 사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또한 「겨울나무의 시간」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겨울나무의 모습에서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작가는 ‘오아시스’라는 상징을 통해 희망과 위안을 이야기한다. 「내게로 온 책 한 권」에서 사막을 걸으며 오아시스를 기다리는 모습은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닮아 있다. 삶의 작은 성취와 위로는 사막에서 만나는 한 모금의 물처럼 소중하며, 그 오아시스를 향해 걸어가는 힘은 삶에 대한 믿음과 그리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가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작품집 곳곳에 깊게 배어 있다. 「노을의 언어」에서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오랜 시간 갈등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마침내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을 통해 관계와 사랑의 의미를 되새긴다. 「진이의 시간표」에서는 한 생명이 가족에게 가져온 사랑과 기쁨을 넘어, 그 사랑을 다시 사회와 이웃에게 나누는 삶을 보여준다.
문신 작가는 수필집의 언어를 “가슴을 뚫고 나온 언어”, “삶의 가장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온 언어”라고 설명한다.
작가의 글쓰기는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드러내는데서 출발해 독자의 삶과 내면으로 확장된다. 작가가 경험한 기쁨과 고통, 사랑과 상실, 성찰과 희망이 독자에게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런 날들이 지나가고』는 결국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지나온 시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써 내려간 기록이다. 작가가 밝힌 영혼의 창을 통해 독자 역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책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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