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고창시맥회’가 2026년 동인지 《시맥(詩脈)》 제11호를 펴냈다.
이번호는 나이와 성별, 직업을 초월해 시를 사랑하는 고창 지역 문인들의 열정과 고창의 아름다운 자연 및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책의 서두를 여는 권두언에서 박종은 회장은 호주 호스피스 병동의 기록을 인용하며 “우리는 늘 함은 마땅히 하고 남을 위하여 봉사까지도 하며 쉽게 만나지 못했던 읽고 시를 쓰는 시간도 충분히 확보하며 산다면 후회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시를 쓰며 더 많은 즐거움과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한다”고 집필과 문학 활동이 주는 삶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번 제11호는 다채롭고 풍성한 구성으로 독자들을 맞이한다. ▲시와 사진이 어우러진 ‘PHOTO & POEM’ 코너를 시작으로, ▲지정 문화재와 자연을 노래한 ‘주제가 있는 시 - 국가 지정 고창의 유산’ 섹션에서는 문학을 통해 지역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또, ▲ ‘회원 올해의 시’ 코너에 박종은, 최재언, 김병휘, 김용수, 나오미, 박혜정, 유영숙, 이형복, 정남진, 조상호, 최순옥, 표순복, 홍선경, 박종란, 고운기 등 회원 시인들의 개성 넘치는 다채로운 신작 시들이 대거 수록됐다.
표순복 시인은시맥 동인지에 6편의 시를 올렸다. 주제가 있는 시로 「고창 교촌리 멀구슬나무」를 썼고, 포토 앤 포엠에는 「덕수궁 회화나무」를 냈다.
「지는 꽃잎 만나고」는 사람들이 화려하게 피는 꽃만 바라보는데, 지는 꽃잎을 만나고 싶어 부안 개암사에 가서 떨어지는 꽃잎에 눈을 맞추며 쓴 시다. 새까만 바위에 떨어진 꽃잎이 물줄기에 찰싹 달라붙어 밤하늘을 수를 놓은 듯한 감흥을 일으켜 쓴 시다.「얼굴」은 가을 대봉시를 수확, 잘생긴 놈들을 추려 상자에 담다가 사람의 얼굴로 감정 이입하여 쓴 시다.「중복 아침」은 뜨거운 삼복더위에 땀 뻘뻘 흘리며 아침 식사를 준비하다가, 괜히 한 마디 투정하는 남편한테 시의 씨앗을 얻어 쓴 시다.
'중복 아침/땀을 적시며 촌닭을 삶는다// 농장에서 새벽일 하고 온 남편에게/"왔어요?"/돌아보며 맞이했지만//오분쯤 지나/"여보, 나 안 반가워?"/확인하는 노년의 사랑// 가끔은 신혼인 듯/생글생글 여름이 끓고/ 촌닭도 익는다//('중복 아침' 전문)'
작가는「중복 아침」도 실었다.
「깊어진다는 것은」 시는 시맥 박종은 회장이 24년 1월, 좋은 시를 쓰자고, 우리의 시가 깊어져야 한다고 회원들께 당부하셨던 말씀을 끌어와 썼다. 의외로 이 시를 보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어, 다시 한번 읽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올렸다고 했다.
이외에 ▲동료 문인들의 든든한 문학적 발자취를 돌아보는 ‘회원 시집 다시 읽기’ 코너가 함께 담겨 책의 깊이를 더했다.
고창시맥회는 지난 2016년 1월 15일 고창 지역의 문학 발전과 시의 대중화를 목표로 출범한 이래,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정기적인 교류와 시문학 소통을 이어오며 고창을 대표하는 문학 단체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종은 회장은 “이번 《시맥》 제11호 발간이 고창 군민과 시를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바쁜 일상 속 따뜻한 위로와 깊은 울림을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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