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한가운데]허울 좋은 ‘1000년 전주’의 한심한 실상

40년 전에 만든 한 권짜리 『전주시사』 밖에 없는 전주문화의 기본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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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어느 지역이든지, 그 지역이 문화적으로 발전하려면, 그 지역문화에 관한 가장 기본적이고 전범이 되는 그 지역 ‘문화지文化誌’가 제대로 갖추어져야만 하는 것이, 그 지역문화 발전의 가장 기초가 된다. 이런 ‘문화지/문화사’는 그 지역 문화발전 현실을 항상 비추어보아야 하는 ‘귀감龜鑑’의 거울이 된다. 이런 면에서, 이 귀감으로서의 문화적 반성의 거울이 없거나 제대로 된 이 거울이 없는 지자체는 결국 자기 지역문화의 갈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그래서 ‘문화-콘텐츠’ 경쟁시대로 접어든 오늘날의 발 빠른 지자체들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 지역의 문화-콘텐츠 전반을 두루 종합하여 체계적으로 제대로 정리한 도지道誌 · 시지市誌 · 마을지 등을 앞을 다투어 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면에 눈이 아직도 눈 어두운 ‘소경’ 지자체장들은 지금도 무엇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자기 지자체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쓰기 공작 정치에만 골몰하고 있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기막힌 상황들도 보이고 있다.

이러다 보니, 각 지자체들이 ‘문화의 시대’가 어쩌니 저쩌니 하고 떠들어내기는 하지만, 그 실제로는 제 집 곳간에 무슨 ‘금송아지’가 있는지도 모르는 지자체장들이, 자기 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을 중시하고 해결하고 발전시켜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봉사’ 코끼리 더듬는 짓들만을 일삼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되는 가장 핵심 이유는, 자기 지역의 문화-콘텐츠들을 제대로 종합 정리한 ‘문화지ethnology’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의 경우, 전주문화-콘텐츠들을 정리한 마지막 전주시지인 『전주시사』라는 한 권짜리 시지가 나온 때가 1986년이니, 무려 만 4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지를 편찬한다는 소식은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그런데, 최근 몇 군데 전북지역 지자체들의 시군지市郡誌 발간 상항을 보니, 『부안군지』 4권(1991), 『익산시사』(2001) 3권, 『무주군지』(2004) 3권, 『고창군지』(2009) 2권 등이 보인다. 이를 다른 시도로 확대해서 보면 문제는 더욱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육백년사』(1995) 12권, 『부산시사』(1991~2026) 18권, 『이천시지』(2002) 7권과 각 마을지편은 독립된 책자들로 간행, 등등의 시군지 간행 정보들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익히 듣고 알기로, 그동안 전주시의 시장이 된 사람들은 눈만 뜨고 입만 열면, ‘천년 전주’니, ‘문화관광도시 전주’라는 말을 수도 없이 떠들어댔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이런 소리를 떠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전주시지/전시사 문화지 책자는 전국 꼴찌 수준의, 40년 전에 어설프게 만들어 놓은 단 한 권짜리 『전주시사』란 헐렁한 책자 한 권뿐이다! 이 사람들이 과연 제정신이 있는 사람들일까.

이러는 사이, 전주는 ‘한옥마을’ 정책이란 것이 어느 정도 성공하여, 2026년 ‘야놀자리서치’의 ‘한국관광도시 경쟁력 지수’를 보면, 종합경쟁력 지수 면에서 전주시 완산구가 전국 11위, 매력도 부분 4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이 확인된다.

그러나 전통문화의 깊이와 체험을 결합한 ‘체류형 문화관광’이란 측면에서는 별다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확인된다.

이런 평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이는 한 마디로, 겉은 좀 번지르르한데 실속이 없다는 평가이다. 이런 실속 없음은 바로 전주시의 채무증가 속도가 아주 잘 말해준다. 한 자료에 의하면, 2022년 말 전주시의 채무는 2,144억 원으로, 당시 한 분석에서 전국 기초지자체 중 채무액 4위, 채무비율 6위로 보도된 기록도 보인다.

이러한 기록들은 전주시가 그야말로 겉만 번지르르하고 그 실속은 거의 없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의 문화관광 도시’임을 아주 잘 말해주고 있다. 부끄럽지 않은가.

이런 사실들과 지표들의 핵심은 바로 전주가 ‘체류형 문화관광’을 위한 문화-콘텐츠가 거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해주고, 이런 현상은 바로 ‘체류형 문화관광’을 위한 문화-콘텐츠 보완 작업이 매우 화급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는 아주 간단하다. ‘채류형 문화관광’을 이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주시 문화관광 콘텐츠 확보를 위해 가장 화급한 일은, 제대로 된 ‘전주시지’를 하루빨리 만들어, 이를 통해서 전주시의 문화관광 콘텐츠를 제대로 확보하는 일이다. 이런 얘기를 우리는 수없이 얘기하고 있지만, 전주시 당국과 주요 관련자들은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전주시의 허구한 세월은 그저 이렇게 덧없이 흘러가고 있다. 한심하지 않은가.

/김익두(전 전북대 교수, 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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