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평균 초혼 연령이 높아지는 등 우리 사회의 모습도 크게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저출생 문제가 심화되자, 일각에서는 이를 여성의 사회 진출과 결부해 여성의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매우 편향되어 있다. 저출생은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는 ‘저출산’이 아닌 ‘저출생’이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산’이 여성이 아이를 낳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 단어라면, ‘출생’은 아이가 태어나는 사회적 환경과 현상을 포괄하는 표현이다. 따라서 저출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의 원인과 책임을 여성 개인에게 전가하지 않고,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출생의 원인은 단순히 여성의 사회 진출이나 초혼 연령 상승에만 있지 않다. 과도한 경제적 부담,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 불안정한 고용 환경, 높은 주거비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럼에도 저출생의 원인을 여성에게만 돌리는 태도는 문제의 본질을 흐릴 뿐이다.
청년 세대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제약하는 사회적 시선 또한 저출생의 원인 중 하나로 짚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4년 아이돌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의 공개 연애다. 당시 카리나는 만 24세, 이재욱은 만 26세로 충분히 성인으로서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있는 나이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교제 사실이 알려진 후 거센 비난과 악성 댓글에 시달렸고 결국 결별했다. 물론 결별의 직접적인 이유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20대 청년의 자유로운 만남조차 지나치게 억압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 분위기가 존재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지망생과 청년들 역시 이러한 시선을 의식해 연애를 주저하곤 한다. 청년들이 자유로운 연애조차 눈치 보아야 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만남과 결혼, 나아가 출생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진 가장 현실적인 장벽은 바로 막대한 경제적 부담이다. 2024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대한민국 부모 리포트'에 따르면 자녀 1명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필요한 평균 양육비는 약 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이나 교육 방식에 따른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치솟는 주거비와 사교육비 속에서 많은 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실정이다. ‘아이를 낳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결국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제도 개선과 인식의 변화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 정책적으로는 양육비와 주거비 부담을 덜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사회 구성원 각자도 청년들의 자유로운 만남과 삶의 방식을 지나친 잣대로 재단하지 않는 열린 시선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 사람의 작은 인식 변화가 더 큰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저출생을 ‘여성의 책임’으로 몰아세우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아이를 낳고 기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모두가 동참해야 할 때다.
/ 김서현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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