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농어촌 산업의 버팀목인 농공단지 10곳 중 7곳이 인구감소지역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은 도내 농공단지의 82%가 인구감소지역에 위치해 전국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농공단지의 경쟁력을 높이고, 정부 산업단지 지원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박희승 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장수·임실·순창)은 산업입지정보센터의 전국 산업단지 통계와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역 지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농공단지 486곳 가운데 331곳(68.1%)이 인구감소지역에 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60곳 중 49곳(82%)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전남·광주 74%, 경북·경남 각각 72%, 강원 68%, 충남 65% 순이었다. 농공단지가 단순한 생산시설을 넘어 지역 일자리와 인구 유지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관련 지원정책을 지방소멸 대응과 연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공단지의 노후화도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자료에 따르면 전국 농공단지 485곳 가운데 319곳(약 66%)이 착공 후 20년 이상 지난 노후 단지다. 1983년 관련 법 제정을 계기로 도입된 농공단지는 40여 년간 농어촌 소득과 지역경제를 지탱해 왔지만, 시설 노후화와 인구 유출, 기반시설 부족이 겹치면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산업단지 지원사업에서도 농공단지가 충분한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스마트그린산단, 인공지능 전환(AX) 실증산단, 노후산단 경쟁력 강화사업 등 주요 지원사업에서 농공단지가 원천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별도의 우대 장치도 부족하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사업 규모와 전문인력, 기반시설 등에서 국가산단·일반산단과 차이가 큰 농공단지는 공모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원 필요성이 큰 농촌 산업단지가 오히려 정책 수혜에서 소외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북은 이 같은 문제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도내 산업단지 91곳 가운데 농공단지가 60곳으로 65.9%를 차지해 전국에서 비중이 가장 높다. 이들 농공단지의 82%가 인구감소지역에 자리하고 있어 농공단지의 경쟁력 약화가 지역경제 위축과 인구 유출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박 의원의 지역구인 남원·장수·임실·순창에도 농공단지 20곳이 분포해 있다. 남원 7곳, 장수 3곳, 임실 5곳, 순창 5곳으로, 네 지역 모두 인구감소지역이다. 농공단지 활성화가 지역 기업의 경영 여건 개선을 넘어 일자리 유지와 지역 정주 여건 확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박 의원은 농공단지 지원을 위해 두 갈래의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우선 스마트그린산단과 AX 실증, 노후산단 경쟁력 강화 등 기존 지원사업의 선정·배분 과정에 농공단지 우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규모가 큰 산업단지와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하도록 하기보다 농공단지의 여건과 정책적 필요성을 반영해 실질적인 지원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농공단지에 특화된 별도의 지원 경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지침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도 입주기업 지원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부처별 사업을 연계·조정해 농공단지 전용 활성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농공단지는 지방소멸을 막는 방파제인데, 지원은 대도시 산단만 바라보고 있다”며 “균형성장의 온기가 농촌의 작은 공단까지 닿도록 농공단지의 몫을 반드시 챙기겠다”고 말했다.
농공단지의 경쟁력은 곧 농어촌의 일자리와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문제다. 산업단지의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화가 국가 산업정책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농촌 산업현장까지 정책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 여건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서울=정종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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