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 김제시, 새만금신항 관할 결정 취소 소송 제기 입장
행정안전부는 2026년 9월 7일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새만금신항 공유수면 매립지’를 관할할 지방자치단체를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로 귀속 결정했다.
이번 관할 결정 대상은 새만금 내부개발에 따른 산업지원 및 대중국 교역 활성화에 대비한 환황해권 거점항만을 육성을 위해 건설되는 새만금신항의 일부 매립 완료 구간이다. 해당 매립지는 항만 접안시설, 관리부두, 진입도로, 방파제 등 항만시설로 이용될 예정이다.
김제시는 2026년 9월 21일, 행정안전부장관을 피고로 하는 관할 결정 취소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표면적으로 새만금신항 일부 매립 완료 구간의 행정구역을 어느 지방자치단체로 정할 것인가를 다룬다. 그러나 그 의미는 지역 간 승패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가사업으로 새롭게 조성된 토지의 관할을 어떠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지, 행정기관이 기존 결정과 다른 결론을 내릴 경우 그 합리적인 이유를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새만금은 군산·김제·부안 세 지역의 바다와 갯벌을 토대로 수십 년에 걸쳐 조성된 국가사업이다. 방조제와 도로, 산업용지, 도시, 항만, 공항 등이 하나의 국가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건설되고 있어 개별 시설의 관할도 새만금 전체의 공간구조와 완전히 분리해 판단하기 어렵다.
새만금 제1∼4호 방조제를 비롯해 방수제, 동서도로, 수변도시 등 새로운 토지와 기반시설이 조성될 때마다 관할 결정이 이뤄져 왔다.
대법원도 2013년과 2021년 관련 판결을 통해 국토의 효율적 이용, 행정 효율성, 주민 편의, 인접지역과의 연결관계, 경계의 명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가 2009년 지방자치법을 개정한 것도 과거의 해상경계를 새로 조성된 토지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어업과 선박 관리 등을 위한 해상의 경계와 도로·산업시설·도시가 들어선 이후의 행정구역은 그 기능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의 판단을 통해 매립 목적과 토지의 효율적 이용, 인접지역과의 연결성, 행정 효율성 및 주민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판단기준도 축적돼 왔다.
따라서 이번 소송의 핵심은 특정 요소 하나가 관할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있는지가 아니다. 행안부와 중분위가 법률과 기존 판결에서 제시된 판단요소를 빠짐없이 검토했는지, 서로 충돌하는 요소의 중요도를 합리적으로 비교했는지, 최종 결론에 이른 이유를 의결문에서 충분히 설명했는지가 중요하다.
행정기관에는 전문성과 일정한 판단 재량이 인정된다. 그러나 재량이 결과에 대한 무제한의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같은 국가사업에서 유사한 시설의 관할이 연속적으로 결정돼 왔다면 새로운 판단이 기존 결정 및 판결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다른 결론이 필요했다면 어떠한 사정이 달라졌고, 어떤 공익적 필요를 더 중요하게 평가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제시해야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가 확보된다.
국가의 항만 운영체계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 사이의 관계도 쟁점이다. 국가관리무역항은 국가가 항만정책과 시설 운영을 총괄하지만,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교통·환경·재난 대응과 기업지원 등 지역행정을 수행한다. 국가 차원의 통합적 항만 운영이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까지 반드시 하나로 일치시켜야 한다는 의미인지, 항만 운영과 배후행정을 구분할 수 있는지도 정리될 필요가 있다.
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숙의가 이뤄졌는지도 중요하다. 행안부는 중분위가 총 7회의 심의와 1회의 현장방문을 실시하고 세 지역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예정된 개항과 준공 이후 행정절차를 위해 관할 결정을 더 미룰 수 없다는 시급성이 주요하게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심의 당시에도 관할이 결정되더라도 항만 운영에 필요한 기반시설과 후속 절차가 남아 있어 즉시 개항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김제시와 부안군 역시 바로 개항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관할 결정을 서두르기보다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특히 전북의 산업·물류 구조와 새만금의 장기적인 공간계획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신항 문제는 공개토론 등을 포함해 더욱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취지였다.
관할 결정 이후의 상황도 이러한 문제 제기에 무게를 더한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이 최근 밝힌 내용에 따르면 새만금신항은 관련 시설과 운영 여건을 갖추는 데 시간이 필요해 2027년 하반기쯤 개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할 결정이 내려졌다고 곧바로 개항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개항을 위해 신속한 관할 결정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강조됐지만, 심의 과정에서 이미 즉시 개항이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됐고 실제로도 상당한 준비기간이 필요하게 된 만큼, 그 기간을 활용해 공개토론과 전문가 검증을 실시하지 않은 이유와 김제시·부안군의 숙의 요구 및 개항 일정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최종 판단에 어떻게 반영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김제시의 소 제기는 이러한 판단과 절차가 법이 허용한 재량의 범위 안에서 적정하게 이뤄졌는지를 대법원에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다. 소송 제기만으로 행안부 결정의 위법성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중앙행정기관이 결정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법적 논란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성주김제시장은 “새만금신항의 최종적인 적법성은 행안부의 의결문과 심의자료, 당사자들이 제출하는 주장과 증거를 토대로 대법원이 판단하게 된다.”면서 “대법원은 관련 판단요소가 충분히 검토됐는지, 특정 요소에 지나친 비중이 부여되지는 않았는지, 기존 관할구도와 다른 결론을 내린 이유가 합리적으로 설명됐는지를 살펴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또“ 이 사건은 앞으로 전국에서 발생할 신규 매립지 관할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정기준이 사건마다 달라지면 지방자치단체와 사업시행자는 행정구역을 예측하기 어렵고, 행정서비스와 기반시설 투자, 재난 대응 및 기업지원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시장은 “이번 소송은 본질은 단순한 땅 다툼이나 지역 간 자존심 대결이 아니다. 국가사업으로 조성된 새로운 국토를 어떠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관리할 것인지, 개항의 시급성을 이유로 한 신속한 결정이 실제 개항 여건과 부합했는지, 행정기관이 그 판단을 충분히 설명했는지를 묻는 사건이라며, 대법원의 판단이 특정 지역의 승패를 넘어 관할 결정의 예측 가능성과 행정의 신뢰를 높이고, 앞으로 반복될 분쟁을 줄이며 새만금 전체의 안정적인 개발을 뒷받침하는 기준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김제=최창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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