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놀이가 된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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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지난달 중순 인스타와 유튜브를 즐겁게 달군 문화유산 소식이 한가지 있다. 바로 ‘국중박 분장놀이’다. 이 프로그램은 2024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국중박 정모’ 행사 중 하나인 전시품 코스프레 축제 ‘국중박이 살아있다’로부터 시작되었다. 중앙박물관을 2030 젊은 세대가 방문하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기획한 이 축제에서 백제금동대향로, 청화백자 등을 코스프레한 시민들이 큰 관심과 박수를 받았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올해 국중박 분장놀이는 국립중앙박물관 뿐 아니라 지방에 있는 13개 국립박물관에서도 진행하는 것으로 대폭 확장되었다. 참가인원도 올해는 275팀 643명으로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개최한 최종 결선대회는 3,000여명의 관람객이 함께 즐기는 놀이가 되었다. 불과 3년만에 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대규모 축제가 된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 눈길을 끈 것은 백자 잉어 연적 코스프레가 대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결선에 참가한 25팀 중에는 성덕대왕신종, 반가사유상,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 등 수준높은 코스프레가 많았다. 그럼에도 ‘잉어 연적’에 최종 우승이 돌아간 것은 바로 국중박 분장놀이라는 취지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돈 4만원을 들여서 오로지 피지컬 하나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잉어의 모습을 표현하며 놀이로 즐겼던 참가자의 모습이 큰 점수를 받았던 것이다. 이제 문화유산은 보존하는 데에서 몇걸음 뛰어넘어 활용하고 즐기고 노는 대상이 되었음을 국중박 분장놀이가 보여준 것이다.

올 한해 마한백제문화연구소도 지역문화유산 활용교육의 일환으로, 익산시 관내에 있는 유아, 초등학생들과 미륵사지 석탑을 주제로 한시간 동안 신나게 노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유산 미륵사지 석탑은 1,400년전 백제 사람들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이다. 지금 남아있는 석탑의 옥개석 중 가장 가벼운 돌의 무게가 1톤이라고 한다. 1,400년전 백제 사람들은 14.2m의 높이에 이 무거운 돌을 어떻게 올렸을까. 이 무거운 석탑이 1,400년이 지나도록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곧바로 찾기는 어렵지만, 아이들은 종이블록으로 석탑을 쌓으면서 미륵사지 석탑에 담긴 가치와 비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다. 이 단순한 블록쌓기가 이렇게 즐거울 수 있을까 싶을만큼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난다. 놀이가 된 미륵사지 석탑 쌓기로 즐거움은 두 배가 되고 문화유산에 대한 낯설음은 한 뼘 줄어들었다. 어렸을 때 놀면서 알게 된 미륵탑의 비밀이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생각나길 바라면서,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러 간다.(문이화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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