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연예인과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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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요즘은 영화 ‘오디세이’ 관람 열풍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천 이백여만 명이 관람했다고 한다. 모두 알다시피 오디세이는 기원전 8세기경 인물인 시인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각색해 만들었다.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목마를 이용하여, 트로이 전쟁에서 대승하고 아내 페넬로페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10년간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오디세우스가 신들의 분노를 사서, 폭풍과 괴물과 유혹이 귀환을 가로막는다. 수많은 난관을 극복한다. 기약 없는 세월을 견뎌내고, 생사조차 모르며 기다리는 아내와 10년 만에 재회한다. 물론 논리가 빈약하다. 개연성도 별로다. 누가 봐도 신화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21세기 사람들에게까지 감동을 준다. 여운까지 안긴다. 호메로스는 민주정을 지향했다. 예술가로서 그리스 대중의 추앙을 한 몸에 받았다. 요즈음으로 치면 대중예술 스타였다.

그러나 플라톤의 생각은 달랐다. 철학자로서 자기 성찰과 진리를 추구하며 논리와 이성이 빈약한 예술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의 시각에서 시는, 허구에 불과했다. 시는 쓸모없는 잡가였다. 거짓을 퍼트리며 영혼을 타락시키는 망상이었다. 그런 이유로 시인의 추방을 주장했다. 그는 엘리트가 지배하는 귀족정치를 추구하고 신분사회를 옹호했다. 호메로스가 추구하는 민주정치를 우민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렇기에 반감의 산물이었다는 주장이 있으나 예술의 힘이 고대사회에서도 막강했음을 말하는 꼴이다.

이처럼 예술의 힘은 시공을 망라하여 대단하다. 그런 만큼 예술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매섭다. 흠결에는 가차 없다.

벌써 3여 년 전이다. 최정상급 연기자였다. 그런 그가 마약 투약 협의로 공개수사를 받았다. 공개적으로 두 번씩이나 소환되었다. 방송 화면이 소환 장면을 반복해 내보내며 호들갑을 떨었다.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며칠씩이나 지면을 도배했다. 마약 투약자로 점찍는 모양새였다. 대중이 반응했다. 실망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결국, 여론의 뭇매를 견디지 못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방송연예인이 종횡무진 활동하다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매니저 갑질 의혹이 원인이었다. 물론 대중의 사랑으로 얻어낸 명성이기는 하나, 사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대중이 구설수만으로 혹독한 형벌을 내린 꼴이다.

위의 두 사례만은 아니다. 물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다. 물론 의혹이 얼토당토않은 소문에 불과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정치 국면과 연관되어 음모론이 퍼지기도 한다. 물론 실제 그러는지는 모른다.

지난 지방선거가 끝난 지 5개월여가 지나가고 있다. 여러 정치인이 선거법 위반과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혐의가 확인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인은 무조건 잡아떼고 본다. 설령 사실이 밝혀져도 반박과 변명으로 일관한다. 아마 정치생명을 위한 방편일 것이다. 지금,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갇혀 있다. 여전히 범죄사실을 당당하게 부정한다. 부정할 뿐만 아니라 정당화하고 선동하기까지 한다. 국민이 생중계로 확인한 사실까지도 비틀어댄다. 국민이 코웃음을 쳐도 그러거나 말거나다. 왜 그럴까. 광화문 광장에 나가보면 까닭이 짐작된다. 지지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이를테면 정치 활동의 일환이다. 이렇듯 정치인의 흠결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사전에 따르면, 정치인은, 정치를 맡아 하는 사람 또는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다. 연예인은, 연예에 종사하는 배우. 무용가 등을 통틀어 이르는 사람이라고 쓰여있다. 정치 활동은 이성과 도덕이 바탕이다. 연예 활동은 감성과 재주가 바탕이다. 이를테면, 정치인은 신임을 얻어야 한다. 연예인은 인기를 얻어야 한다. 정치인의 비리와 흠결은 신임을 잃는 일이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밀접하게 미친다. 무게감도 연예인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도 국민의 시선은 헐겁다. 바라보는 잣대가 들쭉날쭉하다. 타격감이 생겨날 리가 없다. 오히려 맷집을 키우는 꼴이 된다.

이렇듯, 정치인의 비리와 흠결을 연예인처럼 가늠하기만 해도, 정치가 좋아질 텐데,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해질 텐데도 말이다.

/이성수(소설가. ㈜천일건축엔지니어링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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