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원 도자기의 옛 명성을 찾아야

‘제15회 남원국제도예캠프’, 국제적인 교류의 폭 넓혀 문화 품격 세계 속에 드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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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남원이 전 세계 도예인들의 뜨거운 예술 혼과 역사적 숨결로 다시 한번 물든다. ‘제15회 남원국제도예캠프’가 ‘흙의 울림, 세계를 잇다’라는 주제 아래 세계 11개국 128여 명의 도예가가 참여, 작품과 기술을 공유하며 국제적인 교류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 도공들의 역사를 되짚고, 그로부터 이어진 한일 도자문화의 인연을 남원에서 다시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 사쓰마 도자의 맥을 잇는 15대 심수관과 14대 이삼평이 참여해 400여 년 전 조선 도공들이 남긴 발자취를 되새기고, 오늘날 한일 도자문화 교류의 의미를 살펴본다. 국경과 언어를 초월해 ‘흙과 불’이라는 원초적 매개로 전 세계 예술가들이 하나가 되는 이번 축제는, 남원이 이제 세계 도자 예술의 당당한 중심지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가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일본 사쓰마 도자의 맹주이자 조선 도공의 후예인 ‘15대 심수관’의 참여 때문이다.

남원은 430여 년 전 정유재란 당시 수많은 조선 도공이 일본으로 끌려갔던 아픈 역사의 출발점이다.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심당길의 후손들은 사쓰마(현재의 가고시마)에 정착해 고향의 흙과 불의 기억을 잃지 않고 세계적인 ‘사쓰마 웨어’를 꽃피워냈다. 씨족의 성(姓)을 바꾸지 않고 오늘날 15대 심수관에 이르기까지 조선 도공의 맥을 완고하게 이어온 이들의 역사는 그 자체로 눈물겨운 대서사시다.

그러므로 15대 심수관이 고향 남원을 찾아 ‘일본 도예의 갈림길’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세계 도예인들과 교류하는 것은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선다. 이는 4세기 전 전쟁이 남긴 비극적 상처와 눈물의 역사를 예술이라는 보편적 언어로 승화시키는 치유의 여정이다.

단절되었던 역사적 뿌리를 다시 잇고, 한·일 양국을 넘어 전 세계를 향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던지는 거대한 가교를 바로 이곳 남원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도예캠프는 이처럼 깊은 역사적 서사 위에 국내외 거장들의 워크숍, 물레경진대회, 그리고 대중이 함께 숨 쉬는 ‘도예힐링캠프’를 더해 축제의 완성도를 높였다.

아픈 과거를 기억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생동하는 현장이다. 전통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공유될 때 비로소 살아 숨 쉬는 문화가 된다. 전통 도예는 k-컬처의 근간이자 미래 글로벌 문화 콘텐츠의 핵심 자산이다. 심수관 가문이 지켜온 조선 도공의 혼이 오늘날 남원의 ‘흙과 불’을 통해 전 세계 도예인들에게 깊은 영감을 전하고 있다.

이번 남원국제도예캠프가 일회성 축제를 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예술을 확산하는 독창적인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고히 정착하기를 기대한다. 사흘간 남원에서 피어오를 가마터의 불꽃이 세계를 하나로 묶고, 우리 문화의 품격을 세계 속에 드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온 마음으로 성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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