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넘었고, 지난 2022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지방의회의 인사권독립까지 이루어졌지만, 정작 의회의 핵심인 '입법 및 정책 개발'을 뒷받침할 재정 운영의 자율성은 여전히 과거의 틀에 갇혀 있다. 최근 김희수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개정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선 것은, 지방의회가 직면한 불합리한 규제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의원 개인이 현장 주민들과 호흡하며 추진하는 공적 의정활동에 경비 지원을 원천 차단한 현행 제도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현재 지방의회의 토론회나 간담회 비용은 '의정운영공통경비'로, 정책 연구 비용은 '의원정책개발비'로 집행된다. 문제는 이 예산들의 집행 주체가 오직 '지방의회'나 '상임위원회', 혹은 등록된 '의원연구단체' 명의로만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의원 개인이 지역구의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토론회를 주최하거나 주민 간담회를 열고 싶어도, 의회나 위원회 명의가 아니라는 이유로 단 1원의 경비도 지원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장과 가장 밀접하게 소통하며 입법을 주도하는 실질적 주체가 '의원 개인'이라는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결과다. 정부 정책의 모순과 자가당착도 심각하다. 정부는 지방의회가 조례를 제정할 때 실질적인 주민 의견 수렴과 공청회 개최를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작 예산편성 기준이라는 훈령을 통해 의원 개인 명의의 공청회나 입법 활동 비용은 가로막고 있으니, "주민 의견은 들으라면서 예산은 막아버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러한 대못 규제는 의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적극적인 입법 의지를 꺾어 결국 자치입법 역량의 퇴보를 가져올 뿐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지방의원 개별 지원이 확대될 경우 예산의 사적 남용이나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투명한 사후 정산 시스템과 엄격한 공적 목적 증빙 기준을 마련해 해결할 일이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듯 지원 자체를 원천 봉쇄할 일이 아니다. 지방의회의 역량 강화는 단순히 의원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다. 지역 주민들이 겪는 가려운 곳을 긁어줄 실효성 있는 조례를 만들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과 직결되는 민생 과제다.
정부는 이제라도 시대착오적인 예산 지침을 즉각 수정해야 한다. 의원 개인이 주최하는 공적인 토론회, 간담회, 입법 정책 연구에도 관련 경비가 정상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기준을 현실화하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의 완성으로 가는 길이다.
[사설] 발 묶인 지방의원 개인 입법활동
정부, 예산 기준 현실화해야 김희수 도의장 "의정활동 예산, 규제 개선해야" 주민 의견수렴 강조하면서 의원 입법활동 예산 지원 제한은 모순 예산 집행 주체를 위원회·연구단체로 한정한 행안부 훈령은 현실과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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