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계절에 흐르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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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이다경(음악작가)



계절이 바뀜에 따라 우리는 선호하는 음악이 달라진다. 겨울이 되면 거리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즐거운 성탄 캐롤송과 차분한 발라드 음악으로 가득 채워진다. 반면에 한여름이 찾아오면 신나는 비트의 댄스곡이 여기저기 울려 퍼진다. 또한 우리가 특정한 계절에 유독 찾아 듣는 선율이 있다면 그 이면에는 인간의 생체리듬, 심리적인 요소, 그리고 시대적 정서가 섬세하면서도 생생하게 얽혀있다고 볼 수 있다.

과학적으로 보면 우리의 귀는 날씨에 생각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계절에 따른 일조량의 변화는 뇌 속 호르몬 분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을과 겨울에는 해가 짧아지면서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어 외로움이나 쓸쓸함을 느끼기 쉬워진다. 그래서 차가워진 마음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따뜻한 음색의 어쿠스틱 음악이나 울림이 있는 재즈를 찾는 것이다. 반면 해가 길고 에너지가 넘치는 여름에는 분출되는 아드레날린으로 인해 빠르고 경쾌한 리듬에 더욱 이끌린다.

또한 우리는 그 계절에 느낀 감정에 의해서도 어떠한 음악을 찾게 된다. 캐나다 맥길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음악은 뇌의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을 가장 강렬하게 자극하는 매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풋풋한 첫사랑과 들었던 노래를 다시 들으면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고 감정의 풍요 속으로 빠지게 된다. 또 이별한 후에 차가운 공기 속에서 들었던 음악을 다시 들으면 그때의 서늘함과 외로움이 느껴질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시공간을 초월한 음악은 그때의 감정선을 다시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음악에서 중요성을 가진 계절을 소재로 만든,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곡 비발디 작곡가의 <사계>를 보아도 계절마다 음악적 특색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유독 봄과 가을을 좋아했던 그는 이 두 계절을 밝고 청명하게 작곡했다. 그리고 마치 정말 그 계절의 음악을 들으면 봄에 새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가을에 풍년으로 인해 축제가 이루어지는 모습이 연상된다. 반면에 여름은 우리가 흔히 듣는 신나는 음악과는 달리 비발디는 여름과 겨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여름의 무더위로 인한 지침과 폭풍우와 같은 자연재해의 모습을 작곡했다. 겨울 또한 차가운 바람과 추위를 날카롭게 표현하였다. 물론 난롯가에서의 따뜻함도 2악장에서 나타나긴 한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음악 <호두까기 인형>도 계절과 연관되어 연주되는 음악 중 하나이다. 이 음악은 크리스마스 이브날을 배경으로 한 동화 같은 음악으로, 겨울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전해준다. 이로 인해 겨울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미리 예매를 하기도 하는 광경이 그려진다.

클래식 외에도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 아이유의 ‘가을 아침’ 등과 같은 대중음악에도 계절의 특성을 보여주는 선율과 가사의 곡들이 많이 있다.

이러하듯 계절을 음악으로 만들거나 그 계절에 듣기 좋은 음악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음악만을 듣는 것이 아닌 그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어보는 것도 우리의 생체리듬과 어우러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 좋은 계절, 분위기에 어울리는, 또 마음의 울림을 주는 그러한 음악과 함께 각자의 감정을 흘려보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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