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잎새뜨기’는 말 그대로 아무런 도구 없이, 최소한의 힘만으로 물 위에 떠 있는 생존수영법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경영(競泳)이 속도와 기록을 다투는 수영이라면, 잎새뜨기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장시간 물 위에서 버티게 돕는 ‘살기 위한 수영’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익사 사고 예방과 생존수영(Survival Swimming)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가운데, '잎새뜨기(Leaf Float)'는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대표적인 생존수영법이다. (사)한국안전수영협회(safeswim.kr)는 잎새뜨기를 한국 독자 브랜드로 체계화하여 미국 특허 출원 등을 추진해 왔으며, 국제 수상 안전 표준 기술로서 글로벌 보급을 도모하고 있다.

잎새뜨기의 시작에는 아픈 역사와 한 인간의 숭고한 결단이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304명의 소중한 생명이 스러져갈 때, 이를 목격한 폴(안치권) 이사장은 운영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사)한국안전수영협회(안치권 이사장)를 설립했다. 김철기 명예이사장과 함께 잎새뜨기를 개발하고 보급하며 ‘사람을 살리는 일’에 모든 것을 던졌다.
세계 잼버리 대회 등을 거치며 보급의 기회가 무산될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사람 한번 살려보자”며 뜻을 모은 TF팀(안치권·박재연·박성운·신승훈·강민철)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올여름 전북특별자지치도 완주군 구이저수지 행사를 통해 이를 널리 알리고자 했으나, 뜻하지 않은 수질 문제로 기네스 도전을 한 차례 접어야 하는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뜻있는 이들의 따뜻한 조력이 이어졌다. 전주 아마죤 아쿠아파크인피니트 박진상 대표는 폐장 직후 선뜻 장소를 내어주었고, 체온 유지를 위해 따뜻한 온수까지 배려해주었다. 사흘째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도 따뜻한 배려심이 물속을 가득 채웠다.
마침내 지난 8월 31일(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폴(안치권) 이사장은 무려 8시간 20분 동안 16km를 잎새뜨기 접영으로 완주하며 기네스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잎새뜨기가 지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최고의 생존 영법임을 스스로 입증해낸 순간이었다. 잎새뜨기 자격 과정에는 폭우와 어둠 속에서 1시간 동안 물 위에 떠 있는 극한의 훈련이 포함된다. 이 ‘1시간’은 물에 빠졌을 때 구조대가 도달하기까지 생사를 가르는 골든타임이다.
지난 9월 4일과 5일에도 전북특별자치도 위도 앞바다에서 실전 훈련을 통해, 약간의 훈련만 거치면 누구나 스스로를 살릴 수 있는 생존수영임을 거듭 확인했다. 거친 파도와 싸우며 뜨거운 열정과 집념으로 훈련을 완수한 회원 여러분의 노고와 도전에 진심 어린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폭우, 침수 재난이 빈번해짐에 따라 '무도구 생존 기술'에 대한 국제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동남아시아 및 도서 산간 지역, 개발도상국 등 구조 장비나 시설이 부족한 곳에서 별도 도구 없이 몸의 부력만 활용하는 잎새뜨기는 기후위기 대응 인명구조 수단으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한국안전수영협회는 물에서만큼은 억울하게 목숨을 잃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잎새뜨기의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송일섭(염우구박인문학교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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