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중화장실, 성별 숫자만이 아니라 이용시간과 현실을 반영해야

자유기고가 김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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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공중화장실의 성별 이용 문제를 논의할 때 우리는 흔히 남성과 여성의 인구 비율이나 화장실 칸의 숫자만을 기준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편은 단순히 남녀의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특히 여성은 화장실을 이용할 때 의복을 정리하고 위생용품을 사용하는 등 남성과 다른 준비와 마무리 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만큼 한 사람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남녀의 이용자 수가 비슷하다고 해서 화장실 공간을 똑같은 숫자로 배분하는 것이 반드시 합리적인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몰리는 행사장이나 경기장, 관광지, 휴게소 등에서는 여성화장실 앞에 긴 줄이 생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남자화장실은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은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단순히 ‘남자 몇 칸, 여자 몇 칸’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실제 이용 수요와 이용시간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 현실적인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성의 남자화장실 이용은 일정한 조건에서 허용하고, 남성의 여자화장실 이용은 제한하는 제도다. 물론 공중화장실의 안전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시설 기준과 이용 조건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령 여성의 경우에는 화장실을 오래 기다리는 것이 더욱 큰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일정 연령 이상의 여성, 예를 들어 65세 또는 70세 이상인 여성에게는 혼잡 등 일정한 상황에서 남자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규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다면 남녀 화장실의 구분 자체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본적인 성별 공간의 구분은 유지하면서, 실제 이용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제도에는 사생활 보호와 안전 문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화장실 구조를 개선하고, 개별 칸의 독립성과 잠금장치를 강화하며,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것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공중화장실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생활 인프라다. 그렇다면 화장실 정책 역시 단순히 남성과 여성의 숫자를 나누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이용시간, 이용자의 연령, 혼잡도, 안전과 사생활 보호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보다 현실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이제는 “남자와 여자가 몇 명이니 화장실도 몇 칸씩 마련하면 된다”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현장에서 누가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 어떤 사람이 더 큰 불편을 겪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남녀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기존의 고정된 기준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현실적 대안을 사회적으로 논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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