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9월이 오면 나는 어김없이 강가를 찾는다.
맑아진 강물이 파란 하늘도 하얀 구름도 담아내고
고추잠자리의 허튼짓과 허기진 나비의 하소연도 받아주며
허수아비의 침묵에 콧노래 같은 갈바람을 양보하기도 한다.
9월의 강가에서 어김없이 오는 손님을 맞는다.
나룻배를 띄우지 않아도 낯설지 않게 가을이 건너오고
다리를 짓지 않아도 금빛으로 물들인 넉넉함이 넘어오며
애써 부르지 않아도 고향의 냄새에 젖은 추억들이 달려온다.
나는 9월의 강가에서 누군가를 보내야만 한다.
산을 무너뜨려서 애먼 삶을 허물어버린 몹쓸 계절을 보내고
누이만큼 살갑다가 식어버리는 허망한 욕심들을 떼어내고
너 같지 않은 너를, 나 같지 않은 나를 떠나보내야만 한다.
이행용 시인은
전남대 영문과 전공
전 고창문인협회 회장
시와 산문집 '남자의 눈물', '갈바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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