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다.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고 풍성한 수확을 기념해 온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명절이다. 예나 지금이나 추석을 기다리는 이유는 풍성한 음식에만 있지 않다. 오랜만에 가족과 이웃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추석 풍경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가족 규모는 축소되었고, 고향을 찾는 발걸음도 줄어들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명절을 외롭게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고향을 찾아도 만날 사람이 없거나, 가족과 친지들이 각자의 일상에 쫓겨 얼굴을 마주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명절이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돌아보게 되는 이유다.
이러한 때일수록 올해 한가위에는 ‘함께한다’는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반드시 많은 사람이 모여야만 명절의 의미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이웃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에게 안부를 묻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작은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전화 한 통, 짧은 메시지 하나도 마음을 잇는 소중한 다리가 된다.
특히 농촌과 지역사회에서는 한가위가 지닌 공동체적 의미가 더욱 중요하다. 마을회관에 모여 음식을 나누고,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며, 홀로 지내는 이웃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전하는 작은 실천이 지역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 공동체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서로를 기억하고 돌보는 일상에서 시작된다. 서로의 형편을 살피고 필요한 도움을 나누는 과정에서 지역의 온기도 되살아날 수 있다.
한가위 보름달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떠오른다. 지난 한 해 어려움을 겪은 이에게는 다시 일어설 용기를,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희망을, 가족과 이웃에게는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달이다. 달을 바라보며 각자의 소망을 빌고, 서로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응원하는 마음은 세대와 처지를 넘어 우리를 하나로 묶는다.
풍요로운 추석은 많이 가진 사람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눌 때 비로소 더욱 풍성해진다.
올 한가위에는 가족의 정을 나누고, 이웃과 웃음을 나누며, 우리 모두의 더 나은 내일을 함께 소망하기를 바란다. 바쁜 일정과 거리 때문에 직접 만나기 어렵더라도 마음을 전하는 일을 미루지 않았으면 한다.
보름달처럼 둥글고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를 품는 한가위가 되기를 바란다. 정과 웃음, 그리고 소망이 우리 사회 곳곳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정금성(지역활성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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