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전북은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지역소멸과 수도권 집중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전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선택과 결단이 필요하다. 더 이상 지역 간 이해관계에 머물러 서로의 힘을 소진할 여유가 없다.
이 글을 쓰는 마음이 무겁다. 전주·완주 통합이 무산되는 과정을 지켜봤고, 최근에는 새만금 신항 관할권을 둘러싼 군산과 김제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각 지역의 입장과 사정은 존중돼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전북 전체의 미래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
군산도 전북이고, 김제도 전북이며, 부안도 전북이다. 새만금은 어느 한 지역만의 자산이 아니라 전북 전체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성장 기반이다.
관할권 문제는 법과 절차에 따라 풀어가야 한다. 그러나 이를 지역 간 대립으로 키워 새만금의 경쟁력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이제는 누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할 것인가보다, 새만금의 성과를 어떻게 키워 전북 전체로 확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광주와 전남이 행정통합을 추진하며 지역의 규모와 협상력을 키우려는 것도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전북 역시 더 늦기 전에 지역의 경계를 넘어 공동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전북에 새만금은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다. 기업과 투자를 유치하고 미래산업을 육성하며, 항만·공항·철도·도로를 연결해 전북의 산업과 생활권을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새만금의 성과가 군산·김제·부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주·완주와 동부권을 비롯한 전북 전역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 지역의 발전이 다른 지역의 손해가 아니라 전북 전체의 성장으로 연결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연합은 단순한 행정협력기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각 지역의 정체성과 자치권은 존중하되, 산업·투자·교통·관광·SOC와 같은 공동 현안은 하나의 경제권이라는 관점에서 함께 추진하는 상생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의 결단이 필요하다. 도지사와 시장·군수, 국회의원, 도의원과 시·군의원들이 지역과 정파를 넘어 공동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
누가 더 가져갈 것인가를 놓고 다투는 정치로는 전북의 미래를 열 수 없다. 전북의 파이를 어떻게 키우고, 그 성과를 어떻게 도민 모두에게 돌아가게 할 것인지에 힘을 모아야 한다.
도민들이 바라는 것은 갈등이 아니라 해결이고, 분열이 아니라 상생이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 아니라 전북의 미래 앞에서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이번만큼은 달라야 한다. 지역의 경계를 넘지 못해 새만금이라는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를 후대에 남겨서는 안 된다.
새만금 앞에서 우리는 따로일 수 없다. 군산과 김제, 부안은 물론 전북의 모든 지역이 하나의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지금 힘을 모으지 못하면 전북은 또다시 기회를 잃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하나가 된다면 새만금은 전북의 운명을 바꾸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역을 넘어 전북으로,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
새만금에서 전북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해야 한다.
/이정린 전북특별자치도 정책협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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