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거꾸로 말했다(글 장철문, 그림 최정인, 펴낸 곳 상상)'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인 『거꾸로 말했다』는 이전보다 더 활달하고 자유로운, 어린이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작은 존재들의 목소리를 듣는 동시에, 『거꾸로 말했다』는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는 아이를 함께 보여 준다. 이번 동시집의 표제작이자 교과서에 수록된 동시 「거꾸로 말했다」에는, “괜찮아요”라고 말하면서도 “괜찮지 않았”던 자신에게 “어색할 때는 그냥 있어도” 괜찮다는 말을 전하는 어린이 화자가 등장한다. 이 다정함은 무엇보다 아이가 스스로 발견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장철문 시인이 그리는 어린이는 언어와 형식으로 놀이를 하는 존재임과 동시에,('괜찮아, 찔레야', '별똥별처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상처 입은 자신을 보듬고 성장할 수 있는 주체적 존재다.
『거꾸로 말했다』의 화자들은 잘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까지 온몸으로 느끼려 한다. 시인이 ‘모르는 것’을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이유일 터이다.
『거꾸로 말했다』는 우리가 안다고 믿었던 세계를 다시 보게 만든다. 이미 익숙해지고, 이것과 저것의 경계를 분명히 세워 둔 게 어른의 세계라면, 아이들의 세계에는 그러한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우산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는 말소리가 되고('우산을 쓰고 걸으면'), 개구리 울음소리는 고니가 내는 울음과 겹쳐진다('3월 7일, 꽃샘바람'). 정해진 게 없는 아이들의 세계이기에, 이 동시집의 화자들은 세상을 온몸으로 느끼려 한다.
시인의 작은 존재들의 목소리를 넘어,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아가는 아이의 모습을 그린다. “괜찮아요”라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괜찮지 않았던 마음에게 “어색할 때는 그냥 있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어린이 화자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 걸음 성장한다('거꾸로 말했다').
시인이 보여 주는 아이들은 말과 형식을 자유롭게 가지고 놀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상처 입은 자신을 보듬는 주체적인 존재다.『거꾸로 말했다』의 어린이는 세상을 이미 정해진 이름과 의미로 바라보지 않는다. 시인은 목련이 “피었다고 하지 말고// 춘다고 하면 어”떠냐고 제안한다('목련이 하는 말이'). “이상한 일”을 “귀상한 일”로 바꿔 “귀가 생글생글해”지는 느낌을 말에 담아낸다('귀상한 일이야'). 이처럼 장철문 시인의 언어는 “솟구쳐 오르는” “상괭이”처럼 “가슴에서 솟구치”며 “수평선 너머”까지 뻗어 나간다('상괭이 수족관'). 그리고 그것은 아이들의 언어와 꼭 닮았다. 낡은 언어의 테두리를 넘어 멀리까지 바라보는 시인은, 아직 이름이 붙지 않은 존재들도 기꺼이 맞이한다. 순수한 환대 덕분에 세계는 끝없이 넓고 깊어진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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