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불법 유통의 사슬에 묶여 어두운 수장고를 전전하던 전주 서고사 나한상이 마침내 온전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성보(聖寶) 문화재의 기적 같은 귀환은 불교계를 넘어 우리 문화유산의 역사적 맥락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전시를 바라보며 단순히 회수의 기쁨에만 도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 도난 문화재의 환수가 어렵게 이루어진 만큼, 이제는 '어떻게 지키고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사찰 문화재는 박물관처럼 잘 짜인 보안 시스템 속에서 관리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대부분의 사찰이 산중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신도와 관광객의 출입이 자유로워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과거 수많은 불상과 불화가 도난당했던 이유도 이처럼 취약한 관리 환경 때문이었다.
이번에 회수된 나한상들 역시 보안의 사각지대 속에서 순식간에 약탈당했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문화재청과 지자체, 그리고 불교계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사찰 문화재 전반의 보안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첫째, 사찰 내 주요 전각에 대한 지능형 CCTV 및 도난 감지 센서 설치를 의무화하고 예산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인력 감시의 한계를 첨단 기술로 보완해야만 제2의 도난 참사를 막을 수 있다.
둘째, 현존하는 사찰 문화재의 정밀한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시급하다. 문화재의 상세한 크기, 특징, 고유한 흔적 등을 고화질 데이터로 기록해 두어야만 만에 하나 도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불법 유통을 원천 차단하고 신속하게 추적할 수 있다.
셋째, 문화재 관리인과 사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보안 교육 및 매뉴얼 보급이 상시화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있어도 현장 관리자의 경각심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도난당한 문화재를 찾아오는 것은 10년, 혹은 수십 년의 세월이 걸리는 지난한 과정이다. 그러나 되찾은 문화재를 다시 잃어버리는 것은 한순간이다.
서고사 나한상의 귀환이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교훈은 과거의 상처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경고다. 정부와 학계, 그리고 사찰 등 소장 기관 모두가 협력하여 촘촘한 문화재 안전망을 짜야 한다. 환수의 감동이 철저한 보안 대책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우리 문화유산의 미래도 안전하게 담보될 수 있다.
[사설] 돌아온 서고사 나한상, 중요한 것은 '철저한 보존과 보안'이다
서고사 나한상. 22년만에 한자리에 모두가 협력해 촘촘한 문화재 안전망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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