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경계와 고통의 본질 끌어안는 태도 보여줘

엄원태 '거기 호랑이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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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거기 호랑이가 있다고(지은이 엄원태, 펴낸 곳 문학동네)'는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으로, 『먼 우레처럼 다시 올 것이다』 이후 13년 만에 펴내는 시집으로, 삶의 비극과 상처, 소멸의 운명을 견디는 데서 나아가 생사의 경계와 고통의 본질을 끌어안는 태도를 보여준다.

현실의 세상을 ‘동물원’에 비유한 시편들도 눈에 띈다. 말이 넘쳐나지만 정작 귀기울여 들을 만한 말은 사라지고 개인의 존재가 희미해지는 자본주의사회의 모습을 비유와 역설을 통해 드러낸다. 시인은 사회의 냉정함 자체보다 그 안에서 소멸되어가는 개인에 주목하며, 자신의 노동과 감정, 삶이 전시되고 소비되는 현실 속에서 자아의 소멸을 바라본다.

자신의 몸에 밀착한 질병과 고통, 어머니의 죽음, 자연과 계절의 변화까지 한 발짝 떨어져 관찰하며 삶과 죽음의 근경과 원경을 한 풍경에 겹쳐놓는다. 초기작 『침엽수림에서』와 『소읍에 대한 보고』, 『물방울 무덤』에서 이어온 소멸과 타자의 아픔에 대한 시선은 이번 시집에서 ‘삶에 대한 쓸쓸한 긍정’과 포용으로 이어진다.

전작 『먼 우레처럼 다시 올 것이다』는 백석문학상을 수상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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