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제431회 정례회
천호성 전북교육감의 공약사업이 다수 포함된 첫 추가경정예산이 반토막 났다. 자신이 제기한 이른바 ‘의원사업’ 적절성을 둘러싼 의정활동 폄훼 논란에 역풍 맞은 모양새다.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10일 도교육청이 제출한 이 같은 추경안 심사를 마무리 짓고 예산결산특위에 넘겼다.
논란의 추경안은 교육청이 요구한 증액안 1,415억원 중 무려 939억원, 즉 66% 가량이 삭감되거나 부결 처리됐다. 사업안 자체가 부실하다는 점이 문제화 됐다.
이 가운데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적립액 683억 원은 전액 부결됐다. 구체적인 재정운용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화근이 됐다.
사업 예산안 또한 모두 30건에 256억 원이 삭감 처리됐다. 이 가운데 천 교육감의 공약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공약사업은 심의 과정에서 주먹구구에 가깝다며 십자포화를 맞았다. 미래교육캠퍼스, 달빛도서관, 유아숲 생태놀이체험장 조성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박수형(비례) 의원은 사업안 변경이 잦은 미래교육캠퍼스(현 진로진학교육원)를 놓고 “사업 보고 때마다 사업비와 개관일 등이 달라지는 등 추진 방향이 계속 변경되고 있는데, 당초 사업안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질타했다.
이병도(전주1) 의원은 달빛도서관에 대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운영하겠다면서, 정작 예산 내역에는 강사 수당과 자원봉사자 인건비만 명시된 실정”이라며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은 단순한 공약 채우기용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한정수(익산4) 의원은 유아숲 생태놀이체험장을 놓고 “예산을 세웠다가 삭감하고 다시 편성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은 사전 준비가 부실했거나 정무적 판단에 따라 예산이 편성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책임 있는 사업 설계를 촉구했다.
김남규(전주11) 의원 또한 문제의 사업들을 싸잡아 “자칫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사업의 뼈대부터 내실 있게 다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학생과 교직원들 안전 문제와 직결된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금 뒷북 편성도 도마에 올랐다. 문제의 교부금은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나 산사태 등이 잦은 장마철 이전에 편성하는게 일반적임에도 교육청은 이번 9월 정례회에 늑장 제출했다.
최종오(익산1) 의원은 “여름철 장마와 폭우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긴급 재난예산을 장마가 다 끝난 뒤에야 편성하는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만약 그사이 피해가 발생했다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신속하고 책임 있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강력 주문했다.
교육장 지역추천 공모제도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장연국(전주4) 의원은 문제의 공모제 안내자료 제작비를 놓고 “본예산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업을 교육감 공약이란 이유만으로 일단 추경에 밀어넣고 보는 ‘묻지마 예산’ 편성은 지양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앞선 4일 정책질의에서도 “교육감직 인수위원회가 추진한 교육장 지역추천 공모제는 문제가 있다. 인수위가 후보자 모집, 심사, 현장실사, 최종 추천까지 단행한 것은 사실상 임용을 전제로 한 월권행위이자 인사권 침해”라며 감사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문제로 중단됐던 옛 사업을 마치 새로운 사업인 것처럼 꾸며 되살리려는 움직임도 포착돼 말썽 났다.
전용태(진안) 교육위원장은 4년 전 중단됐다가 이번에 다시 편성된 한 사업안을 사례로 든 채 “교육감 공약이란 이유만으로 기존 사업을 신규 사업처럼 편성하는 행태는 각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다른 사례도 들어 “인수위에서 거론됐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한 검토조차 없이 기존 사업을 공약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멈춰야 한다”며 우격다짐식 공약사업화를 경계했다.
문제의 추경안은 오는 15일 예결산위 심사를 거쳐 18일 본회의에 상정돼 가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밖에 교육위는 미디어교육, 대안교육, 도박예방교육에 관한 민간위탁 동의안 3건 또한 부결 처리하는 등 곳곳에서 도교육청 행정에 제동 걸었다.
앞서 천호성 교육감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4년간 의원들과 관련된 사업이 1,600억원 규모인데, 이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인 만큼 바로잡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도의회는 즉각, 도의원 전원 명의의 성명을 내고 “천 교육감의 발언은 대의기관인 도의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 중대 도발이자, 도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헌신해온 정당한 의정활동을 모독한 처사”라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날 현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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