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군산 옥구읍성에서 후백제 시대의 실체를 증명하는 유구와 유물이 다량 출토되었다는 소식은 학계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에 신선한 충격이자 커다란 경사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후백제 시대의 가마터와 건물 주춧돌, 담장 석열 등과 함께 ‘관(官)’과 ‘시(市)’가 새겨진 명문 기와가 무더기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히 과거에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을 넘어, 당시 옥구 지역이 치밀한 행정 체계와 활발한 상업적 교류를 갖춘 거점 공간이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다.
이번 발굴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그동안 ‘근대문화유산의 중심지’로만 각인되었던 군산의 역사적 외연을 고대와 중세로까지 크게 확장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와 근대 수탈의 기억이 짙게 배어있던 군산이라는 공간이, 실제로는 백제와 후백제, 고려를 관통하는 유구한 시간의 뼈대를 간직한 역사적 요충지였음이 고고학적 증거로 증명된 것이다.
함께 발견된 백제시대 토기가마와 의례용 가축 뼈 등은 이 땅의 역사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깊고 풍요롭다는 사실을 웅변한다.이번 성과는 지난 2023년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후백제역사문화권이 제도적 조명을 받기 시작한 이후 거둔 가시적인 결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그동안 승자의 기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가려졌던 후백제의 역사가 마침내 온전한 제 자리를 찾아가는 중요한 출발선이 마련된 셈이다.이제 중요한 것은 다음 단계다.
군산시가 내년 봄 추가 발굴조사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가유산청과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이번 발굴이 단발성 조사에 그치지 않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철저한 고증과 학술적 검토를 통해 옥구읍성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명확히 정립하고, 나아가 이를 지역의 새로운 문화적 자산으로 보존·활용할 수 있는 중장기 로드맵을 치밀하게 짜야 할 때다. 묻혀 있던 역사의 조각이 깨어난 만큼, 이를 온전히 복원해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이제 우리의 책무다.
[사설] 군산의 역사적 지평을 넓히다
옥구읍성 후백제 유물 출토 로드맵 치밀하게 짜야 할 때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