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 관노·양민 19명이 지켜

국립전주박물관, 테마전 ‘짓고 쓰다-건축과 기록’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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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경기전은 관노 1명과 양민 18명이 순번을 정해 밤낮으로 지켰다.

이는 다른 지역 진전보다 많은 인원으로, 전주의 양민들은 태조 어진을 모신 경기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또, 1677년 숙종은 1실이던 남별전을 3실로 고쳐 짓고 1688년 전주 경기전에 있던 태조 어진을 옮겨와 베껴 그리게 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8일부터 전주와 조선왕실실(상설실 2층)에서 왕실기록문화 세 번째 테마전 ‘짓고 쓰다–건축과 기록’을 갖는다.

이 전시는 외규장각 의궤와 조선왕조실록, 회화 등을 통해 조선시대 건축물이 어떻게 기록되고 기억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자리다.

수백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건축물은 낡고 헐어 고쳐지거나 사라졌다. 그러나 건물에 대해 기록한 글과 그림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과거의 건축 모습뿐 아니라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과 당시 공간의 의미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지난 2월부터 왕실기록문화공간을 조성, 연이어 테마전을 진행해 외규장각 의궤, 조선왕조실록 등 조선의 기록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테마전은 세 번째로, 『남별전중건청의궤』를 중심으로‘건축과 기록’의 관계를 읽어본다.

이번 전시의 중심은 외규장각 의궤인 『남별전중건청의궤南別殿重建廳儀軌』이다.

남별전은 1619년 광해군이 한양 남부에 세운 왕실의 진전(眞殿)이다. 1677년 숙종은 1실이던 남별전을 3실로 고쳐 짓고 1688년에는 전주 경기전에 있던 태조 어진을 옮겨와 베껴 그리게 했다.

이로써 남별전은 주요 진전으로 자리매김했다.

『남별전중건청의궤』에는 이 건물을 중건을 위해 공사를 시작한 이유부터 사전 조사, 공사에 참여한 사람, 사용한 재료와 수량에 이르기까지 건물을 짓고 수리하는 전 과정이 꼼꼼하게 기록됐다.

이러한 체계적인 기록 덕분에 후대의 실무자들은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새로운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전시는 남별전에서 한 걸음 나아가 조선왕조실록를 통해 전주의 경기전의 운영을 함께 조명한다.

1462년 예조가 전국 진전의 운영 제도를 조사한 뒤 경기전의 관리 제도를 모범으로 삼아 진전의 숙직제도를 정비한 내용이 기록된 『세조실록』이 선보인다. 실록에는 경기전은 관노 1명과 양민 18명이 순번을 정해 밤낮으로 지켰다고 전한다. 이는 다른 지역 진전보다 많은 인원으로, 전주의 양민들은 태조 어진을 모신 경기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과 경기전의 체계적인 관리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경기전 터에서 발견되어 건축의 중수를 알려주는 명문 암막새 2건과 경기전 운영 지침서인 『경기전의慶基殿儀』도 함께 전시된다.

한편, 정읍시립박물관에 기탁된 채용신의 <태평연도>와 <송정십현도> 및 전북도립미술관의 서양화 두 점은 시각적으로 테마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전북의 화가이자 어진 화사였던 채용신의 <태평연도>는 영조가 이인좌의 난을 평정한 김도언을 위해 창덕궁 인정전에서 베푼 잔치를 묘사했다.

창덕궁 정전인 인정전의 건축과 김도언을 비롯한 참석자, 전각 앞 가설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는 무용수 등 잔치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또 정읍의 송정이 그려진 <송정십현도>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광해군의 폐모 사건에 반발하여 낙향한 전북 선비 열 사람(십현)의 모임을 묘사했다. 그림에서 크고 자세하게 묘사된 송정은 절개를 지킨 십현이 모인 장소이자 그림의 주제를 강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와 함께 전북도립미술관에 소장된 두 점의 서양화는 전북 1세대 서양화가인 이복수, 김용봉이 1980년대에 그린 경기전 그림이다.

경기전의 녹음을 그린 두 점의 유화는 전주에서 경기전이 진전을 넘어 관광명소이자 전통을 간직한 건축물로 계속해서 사랑받았음을 잘 보여준다.

국립전주박물관측은 " 관람객들이 의궤와 실록, 그림을 단순히 오래된 유산으로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전시품을 찬찬히 보며 ‘건축을 읽고 그곳을 상상하며 거니는 경험’을 해보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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