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gallery숨 기획 ‘I see you’ 이경례 개인전 ‘호(祜)·호(好)·호(好)...'가 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갤러리 숨에서 열린다.
‘호(祜)·호(好)·호(好)...’ 시리즈는 인간 본연의 깊은 곳에 내재 된 복(福)과 안녕(安寧)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작업의 근간은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 가족의 생일날이면 어김없이 이른 새벽 정성껏 생일상을 차려놓고 기도하시던 어머니의 뒷모습이 그 시작이다.
자연의 미세한 조각 속에 전체가 숨어있듯, 가족을 향한 어머니의 반복된 기도 속에는 삶을 이끄는 사랑과 복(福)이 담겨 있다. 그 정성 어린 염원과 따뜻함은 오랜 세월 시각 언어와 주제를 탐색해 온 지금까지도 작업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작업실 화단에 심은 패랭이꽃이 차가운 11월의 눈발 속에서도 피고 지며 여린 꽃잎을 지켜내던 강한 생명력, 그리고 타인의 안녕을 바라며 금전수를 선물하고 곁에 두는 따뜻한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의 반복은 이처럼 생명을 유지하려는 자연의 구조와 놀랍도록 닮아 있다. 자연의 일부분을 세분화해도 전체의 구조를 닮아 있는 ‘프랙탈(Fractal)’의 조형 원리처럼, 좋은 기운을 염원하는 인간의 행동 패턴 역시 자연의 원형과 유사하다. 바로 이같은 탐구는 본인의 학술적·조형적 기반인 『프랙탈의 조형 원리에 의한 길상 표현 연구』로 이어졌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붉은 바탕 위로 청록빛과 붉은빛의 미세한 알갱이들이 촘촘히 밀집하여 프랙탈 고유의 ‘자기 유사성’을 지닌 유기적 구조를 형성한다. 이 유기적인 형태 위로 길운을 물어다 주는 길조(吉鳥)들이 노란 몸통과 보랏빛 날개를 활짝 편 채 자유로이 날아오르고, 긴 새 부리와 붉은 남천 열매, 황금빛 잎사귀들이 긴밀하게 호응하며 존재의 강렬한 연결성을 드러낸다.
액운을 막고 축복을 불러오는 오방색의 원색을 화면 전체에 시원하게 배치함으로써 전통적 기원의 에너지를 지극히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시각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강한 생명력과 번식력을 지닌 ‘남천 나무’는 훌륭한 조형적 소재가 되어 주는 오늘에서는.
작가는 "남천의 빨간 열매와 잎사귀가 이루는 반복적인 호응 구조는 작품이 추구하는 길상성(吉祥性)에 절묘하게 부합한다. 장지 위에 작은 알갱이들과 길조의 움직임을 한 점 한 점 정성스레 그려나가는 행위는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몰입의 과정이자, 어릴 적 나를 위해 손 모으시던 어머니의 숭고한 기도 방식을 되새기는 현대적 ‘기도’의 과정이다"고 강조했다.
작가는 "‘호(祜)·호(好)·호(好)...’ 시리즈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생명력과 염원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삶의 궤적이다"면서 "이 작품을 통해 여러분의 삶에도 길운(吉運)이 스며들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작가는 현재 한국미술협회, 전북인물작가회, 인-D회, 건지회, 전북여성미술인협회, 전주환경미술협회, 전주누드크로키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삼성_ 안과 · 이비인후과가 후원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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