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고창문화원에서 20여명이 서예공부를 하는데 학생중엔 이원님 할머니가 있다. 문화원에서 저와 함께 공부한 지 3년이 되었는데 어려운 반야심경을 꾸준히 쓰고 있다"
고창문화원에서 서예를 지도하는 원암 오광석 선생에겐 여전히 빛나는 특별한 수강생이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이면 어김없이 자리를 지키며 서예 삼매경에 빠지는 이원님 어르신은 올해로 97세를 맞이했다.
어르신은 해가 바뀌었어도 변함없는 열정으로 서예실을 찾고 계신다. 신림면 왕림에서 고창읍 문화원까지 이어지는 수요일마다의 외출. 바깥 어르신이 타계하신 후 깊은 슬픔과 죽음의 무게를 피부로 느끼며 ‘사(死)’ 자를 쓰기 위해 잡았던 붓은,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르신의 삶을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됐다.
오서예가는 “해를 넘겨 97세가 되셨음에도 학구열은 한결같으시다. 반야심경과 사서삼경, 천자문 등을 꾸준히 정진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서예 활동 덕분인지 여전히 기억력도 또렷하고 귀도 밝은 등 아주 정정하다”고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르신의 붓끝은 더욱 깊어졌다. 세월을 잊은 채 정성을 다해 그어 내리는 그 한 획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삶에 대한 뜨거운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오서예가는 "열의와 노력이 너무 훌륭하고 귀감이 되어 제가 선물해 드릴려고 새벽에 일어나서 반야심경 1벌을 정성 들여 써서 드렸다"고 했다.
오서예가는 고창 심원출신으로. 원광대 교육대학원 서예교육과를 졸업, ‘석전 황욱의 서예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우수상, 대한민국 서예전람회 우수상 등을 수상, 초대작가로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그동안 열 번의 개인전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등 그룹전에 300여 회 이상을 출품했다. 한국문인화협회 전북지회장, 대한민국문인화대전 심사위원, 한국미협 IAA 서예분과 이사, 전북미술협회 부회장를 지냈으며, 현재 한국문인화협회 이사, 전북특별자치도미술협회 서예분과 초대작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4년째 고창문화원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4 시까지 진행되며, 처음엔 13명으로 출발, 현재 수강 인원은 25여 명에 달한다. 그동안 전북미술대전 등 입. 특선을 한 사람은 모두 60여 명에 이르고 있다. 현재 전주 하가초등학교와 고창문화원에 출강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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