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노지 감귤원, 나무 모양부터 바꿔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센터 농업연구관 문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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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우리 감귤 산업 조수입은 2021년부터 1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재배현장은 농가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노지감귤은 가지치기, 방제, 열매솎기, 수확, 운반 등 대부분의 작업을 사람 손에 의존하고 있어 노동력 부족이 곧 생산 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이제 노지감귤도 기계화와 자동화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AI 기반 자율주행 장비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노지 감귤원에서 농약 방제 등과 같은 기계화는 단순히 새로운 장비를 도입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기계가 들어갈 수 없는 과원, 장비가 접근하기 어려운 나무, 사람이 수관 안쪽까지 들어가야만 수확할 수 있는 구조에서는 어떤 첨단 장비도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따라서 AI 기반 스마트 장비를 잘 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원 구조와 수형을 바꾸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작업로 확보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 기계화의 전제 조건은 장비가 감귤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많은 감귤원은 나무 간격이 좁고, 경사지와 돌담, 불규칙한 구획이 많아 운반차나 방제기, 전동작업대의 진출입이 쉽지 않다. 이에 작업로 폭, 경사도, 장비 회전 공간, 운반 동선 등을 고려한 과원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작업로 확보 과정에서 일부 수량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방제, 운반, 수확 작업에서 피지컬 AI를 활용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고령 농가의 노동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둘째, 나무 가운데가 트인 형태인 기존 개심자연형 수형을 변형된 개심자연형 또는 주간형 중심으로 개조해야 한다. 제주 노지감귤의 기존 수형은 수관이 둥글고 내부 가지가 복잡해 작업자가 나무 안쪽으로 들어가야 작업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수형에서는 수확과 가지치기 시간이 늘어나고, 방제 효율도 떨어진다. 앞으로는 주지를 2개 이내로 단순화하고, 무인방제기(Speed Sprayer(SS))로 농약이 쉽게 나무 안으로 들어가게 하여 방제 효과를 높여야 한다. 이러한 수형은 나무 안쪽까지 햇빛이 잘 들어 꽃눈분화가 잘 될 뿐만 아니라 자동화․기계화와 연계하기도 쉽다.

셋째, 장기적으로는 기계화에 적합한 품종과 대목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기존 과원에서는 당장 작업로와 수형 개조가 우선이지만, 새로 심는 감귤원에서는 처음부터 기계화에 적합한 감귤원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나무 세력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고, 수형을 낮게 유지할 수 있으며, 결실 부위가 외부에 잘 형성되는 품종과 대목 조합을 찾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착색이 균일하고 수확시기가 비교적 집중되며, 과피 손상이 적은 품종이 육성된다면, 앞으로 수확 보조기계나 로봇수확 기술과도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감귤원의 기계화는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미 영농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의존성이 크며, 노동력 부족이 가장 큰 경영 불안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중요한 것은 기계화․자동화의 적용이 아니라 기계가 일할 수 있는 과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앞으로 노지감귤은 수형 개조와 수형 개발을 통한 작업로 확보, 기계화 적합 품종·대목 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생과용 감귤의 과실품질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노지 감귤 재배 체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AI 기반 노지 감귤 스마트화와 지속가능한 감귤산업의 핵심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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