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짓밟은 오래된 절터는 우리네 아버지의 주름진 얼굴 같다

신정일 ‘사라진 옛 젙터’

공유
기사 대표 이미지

[새전북신문] '사라진 옛 절터 - 한국의 폐사지를 돌아보다(지은이 신정일, 펴낸 곳 디오네)'는 세월이 짓밟은 오래된 절터는 주름투성이에 땀범벅인 늙은 우리 아버지의 주름진 얼굴과 같다고 강조한다.

한때 수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졌던 사찰에서 누군가는 깨달음을 구하고, 누군가는 가족의 안녕을 빌었으며, 또 누군가는 나라의 평안을 기원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법당은 사라지고 폐허가 된 절터에는 돌탑과 무너진 축대, 주춧돌만 남았다. 이러한 폐사지 한복판에 서면 남아 있는 것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40여 년 동안 전국의 길과 산, 강과 옛길을 걸으며 우리 땅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해 온 신정일 작가는 전국의 주요 폐사지 30여 곳을 찾아 그곳에 남은 문화유산과 과거의 흔적을 살핀다. 탑과 승탑, 석등과 불상, 비석과 주춧돌을 관찰하고 지명과 전설에 귀를 기울이며 사라진 사찰의 모습과 잊힌 시대의 이야기를 복원해 나간다.

폐사지는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역사의 빈틈을 채우는 상상의 공간이 된다. 남겨진 흔적을 따라가면 신라와 고려의 불교문화, 백제가 꿈꾸었던 이상 세계와 사라진 왕국이 모습을 드러내고,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의 삶과 염원도 함께 발견된다. 사라진 절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시간과 삶, 기억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인문기행이다.

'완주 봉림사지의 석등과 오층석탑이 이곳을 떠난 시기는 일제강점기였다. 군산 개정면 발산리에 대규모 농장을 소유했던 일본인 시마타니 야소야는 1940년대 자신의 정원을 꾸미기 위해 봉림사지에 있던 석등과 오층석탑을 옮겨 갔다. 해방 후 그가 일본으로 돌아가고 농장 터에는 발산초등학교가 들어섰지만, 정원에 있던 유물들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채 지금까지 학교 안에 남아 있다.'

그는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대표.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걷기 열풍을 이끈 도보 답사의 선구자이자 문화사학자로, 한국의 10대 강과 조선 시대의 옛길인 영남대로·삼남대로·관동대로를 답사하고 책으로 펴냈다.

부산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걷고 책을 쓴 다음 한국 최장 거리 도보 답사 코스를 제안해 ‘해파랑길’이 만들어졌고, ‘소백산자락길’과 ‘변산마실길’을 만든 공로로 2010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서해안과 남해안, 휴전선을 비롯해 우리나라 곳곳을 누비고 500여 개의 산을 오르는 등 40여 년 동안 전국의 역사와 문화 현장을 종횡무진하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걸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1985년 겨울 ‘황토현문화연구소’를 설립해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쳤으며, 1989년부터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금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카페 <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에 글을 올리면서 우리나라 옛길 및 강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발견하고 알리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며 명승 지정에 힘썼고, 산림청 국가산림문화자산 심의위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강연을 이어 오며 우리 땅의 역사와 문화, 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신정일의 신 택리지』(전 10권)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 『이토록 매혹적인 역사여행』 『지옥에서 보낸 7일』 『조선 천재 열전』 『왕릉 가는 길』 『길을 걷다 문득 떠오른 것들』 『천재 허균』 『신정일의 동학농민혁명 답사기』 『꽃의 자술서』 『조선의 천재들이 벌인 참혹한 전쟁』 『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 『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 『관동대로』 『삼남대로』 『영남대로』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 고을을 가다』(전 3권) 『신정일의 낙동강역사문화탐사』 『신정일의 한강역사문화탐사』 『섬진강 따라걷기』 등 100여 권의 책을 펴냈으며 SBS <생방송 투데이>, JTV <신정일의 천년의 길>, KTV <옛길, 시간을 걷다>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이종근기자

슬라이드 이미지 1
1 / 1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