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지난달 8월26일로 기억된다. 순식간에 쏟아져 내려오는 히말라야 계곡사이로 거대한 토석류의 대홍수를 접하면서 큰 충격과 안타까움에 요즘 밤잠을 설치는 이유는 필자 뿐만이 아니라 지구촌에 사는 모든 이들이 제2차 재난으로 이어질 불안감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리들의 행동 실천이 절박함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줄여보자고 외쳤던 월드비전 강사 시절의 필자의 나약함과 한번 훼손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고창의 세계 지질명소의 소중한 지질 유산을 잘 지키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들에 부끄러워 할 말이 없다.
빙하호는 말 그대로 빙하가 녹은 물이 고여 만들어진 호수이며, 히말라야, 알프스, 안데스, 알래스카처럼 고산 빙하가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많이 산재해 있다. 일반 호수와 다른 점은 빙하호를 가두고 있는 댐이 콘크리트와 단단한 암반이 아니라 “얼음과 자갈 더미”로 이루어져 이 불안정한 천연 댐이 무너지는 순간 수백만 톤의 물이 한꺼번에 계곡으로 쏟아진다. 바로 이것이 빙하 붕괴 호수인 GLOF이다. 도달속도가 수시간 혹은 수일에 걸쳐 도달하는 일반호수에 비해 수 십분, 순식간이며, 흐름의 성질이 물 위주가 아닌 물과 바위·진흙이 뒤섞인 토석류로, 강우 예보로 가능하지 않아 맑은 날에도 발생하는 무서운 현상이다. 이번 네팔 라수와 사고에서도 현지 군수는 관청 소재지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듯이 아무 징조 없이 30분 만에 마을이 사라진 점들이 대변하고 있다. 빙하호는 빙하가 흐르면서 암석과 자갈을 밀고 내려가 끝부분에 둑 모양의 퇴적더미 즉 “모레인(퇴석”)이라는 댐 호수를 만들게 되고, 빙하표면의 음푹한 곳에 녹은 물이 고인 작은 웅덩이 “빙하표면호”를 생성하고, 아울러 빙하 자체가 계곡을 막아 눈사태나 얼음 사태로 길이 막혔다가 터지는 “얼음댐호수”를 만들게 되어 빙하호 붕괴와 얼음. 암석 사태, 강물과 토사이동, 대규모 급류, 하류 대홍수의 연쇄적인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 (ICIMOD)는 힌두쿠시 히말라야 지역에 2만 개가 넘는 빙하호가 있으며, 그중 수십 곳은 “잠재적 위험호수”로 분류하고 중국 티베트 자치구 지룽 통상구 상류에 형성된 200만m3 규모의 언색호(히말라야 지역에서 산사태토석류. 빙암붕괴로 계곡이나 하천이 막혀 생김)의 추가범람. 제방붕괴로 제2차 홍수위험이 커졌다는 보도가 반복되고 있다. 현재의 배출추세가 이어지면, 이 지역 빙하부피의 상당부분이 금세기 안에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빙하가 사라지는 이 과정 자체가 재난이라고 경고한다. 히말라야는 20억 명이 마시는 물의 발원지 “아시아의 물탱크”로 현재 빙하가 녹는 과정에서 먼저 홍수를 내고 다 녹은 뒤에는 가뭄을 남긴다고 한다. 이번 네팔의 비극은 먼 나라 산골이야기가 아니다. 기후변화 재난은 어느 날 아침 9시에 네팔 마을을 삼켰듯이 “물의 벽”이라는 형태로 예고편이 없음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으며, 빙하 붕괴는 기후요인뿐만 아니라 산의 구조, 균열, 경사면의 불안정성, 단층. 기반암의 붕괴 등 지질학적인 복합적 작용 분석과 철저한 대책 마련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호수 수위 인위적 저감이나 토지이용규제와 위험지도작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이미 지어진 마을을 옮기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 감시와 조기경보시스템(EWS)으로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즉시 인명을 구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고 우선순위가 높은 방안으로 알려졌으며, 붕괴 자체를 막을 수는 없어도 30분의 경고시간만 확보되면 인명피해는 극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발원지가 국경 너머일 경우 한나라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므로 중국, 네팔, 인도간 실시간 수문 데이터 공유체계가 중요하며, 가장 근본 대책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전 지구촌의 절실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연락이 끊기고 고립된 사람들의 “살아있음”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지속가능발전연구소장 안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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