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전주팔색회가 8일부터 20일까지 전주 청목미술관에서 '전주팔색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전주팔색회’ 회원 9인이 참여하는 전시로, 작가별 3점씩 모두 27점의 서예와 문인화 작품을 선보인다.
강암 송성용(剛庵 宋成鏞,1913-1999) 선생으로부터 이어진 전주의 서예와 문인화의 흐름을 살펴보는 동시에, 그 전통이 오늘을 살아가는 작가들의 서로 다른 시선과 표현을 통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조망한다.
아홉 작가가 펼쳐 보이는 아홉 가지 빛깔의 필묵은 서로 다르지만, 그 끝에는 한 가지 바람이 놓여 있다. 스스로를 맑게 하고 세상을 평안하게 바라보려는 마음이다.
'전주팔색전'은 전통을 되돌아보는 데 머무르지 않고, 필묵이라는 오래된 예술의 언어를 통해 오늘의 시대를 성찰하고 우리가 바라는 평화로운 삶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될 터이다.
참여작가는 후강 권윤희, 양석 김승방, 송계 김용배, 수암 김종대, 청곡 김춘자, 희원 백소자, 이당 송현숙, 임지당 이은혁, 람곡 하수정 등 9명이다. 오랜 시간 서예와 문인화를 탐구해 온 작가들은 저마다 축적해 온 조형 언어와 정신세계를 작품을 통해 펼쳐 보인다.
전주팔색회는 2014년 강암 송성용 선생의 제자들이 뜻을 모아 시작한 작가 모임이다. ‘팔색’에는 작가마다 서로 다른 빛깔을 지닌다는 ‘각인각색(各人各色)’의 의미와 각자의 자리에서 ‘팔방의 재주’를 펼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회원들은 저마다 한 스승에게서 필묵의 정신을 배웠지만, 각자의 삶과 사유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예술세계를 구축해 왔다. 전주팔색전은 이러한 개성을 한자리에 모아 서로의 작품과 생각을 돌아보고, 새로운 창작의 계기를 마련하는 자리로 이어져 왔다.
팔색회의 작업은 오랜 시간 반복하고 연마함으로써 비로소 깊이를 얻는 동양예술의 ‘숙(熟)’의 미학과 맞닿아 있다. 40여 년 이상 필묵을 가까이해 온 작가들에게 붓을 든다는 것은 단순히 형상을 표현하는 행위를 넘어 삶과 마음을 닦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하청해안(河淸海晏)’이다. ‘황하의 물이 맑아지고 바다가 잔잔해진다’라는 뜻으로, 세상이 평안하고 태평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갈등이 이어지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작가들은 거창한 구호 대신 오랫동안 닦아온 붓과 먹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본다. 자신의 빛깔을 드러내되 스스로 맑게 하고, 필묵을 통해 세상을 향한 작은 울림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이번 전시의 바탕에 놓여 있다.
가언명구(嘉言名句)를 비롯, 평화로운 자연과 일상의 풍경, 삶에 대한 사유가 서예와 문인화의 형식으로 담긴다. 시(詩)·서(書)·화(畵)가 어우러지는 전통적인 문인예술의 정신을 통해 오늘의 삶을 돌아보고 평안한 세상을 향한 소망을 함께 나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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