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전공 따로, 취업 따로! 자녀를 실업자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공유
기사 대표 이미지

[새전북신문]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시 원서 접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자녀의 장래를 고민할 때 우리는 흔히 ‘어떤 대학에 갈 것인가?’를 먼저 묻는다. 학원은 어디로 보낼지, 선행학습은 얼마나 시켰는지가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강의하고 학부모와 상담하면서, 그보다 훨씬 본질적인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 첫 번째는 ‘내 아이가 누구이며, 어떤 고유한 결을 가졌는가?’이고, 두 번째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경계를 정확히 아는 일이다. 진로 지도 과정에서의 오류는 막연히 좋아하는 일만 좇게 하는 것에 있다.



잘하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온 고유한 재능이며, 이 영역을 진로와 연결할 때 역량은 극대화된다. 좋아하는 것은 변화하는 현재의 관심과 흥미일 뿐이다. 저서 《프레디저 카드! 인성을 알면 진로가 보인다》를 통해 강조했듯, 자녀가 가진 고유한 성향과 내면의 결을 객관적으로 읽어내는 과정이 진로 지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지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잘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쉽지만, 좋아하는 일을 모두 잘할 수는 없다’라는 진실 말이다. 진로는 변화하는 관심과 흥미를 좇는 것이 아닌, 재능과 관심의 접점을 찾을 때 비로소 선명해진다.



물론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성공 공식이었던 ‘대학 간판이 우선 아닌가?’라는 생각처럼 학벌이 주는 후광 효과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과거의 좋은 대학이 평생을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였다면, 이제는 그 유효기간이 첫 취업의 문턱조차 넘지 못할 만큼 짧아졌다는 냉정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오늘날의 교육 환경과 채용 시장은 과거와 완전히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2016년부터 대학에서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가르치면서 채용 시장의 변화를 직접 지켜보았다. 기업은 블라인드 채용과 직무 중심의 수시 채용을 기본으로 삼는다. 전공과 무관한 최상위 대학으로 신입 사원을 뽑아서 가르치는 시대는 끝났고,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전공자를 찾는다. 바야흐로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적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공과 진로 역량을 정확히 알고 준비한 학생들이 훨씬 더 넓고 많은 기회의 문을 마주하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입시 전략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입시 전문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은 여전히 대학에 들어간 뒤에 전공을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과거의 사회적 환경일 뿐이다. 대학 입학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간, 학생은 학교생활의 의미와 가치를 찾지 못한다. 진로는 곧 방향이자 속도이다. 올바른 방향이 아닌 속도는 방황의 시간에 불과하다.



전공 적합성 없이 진학한 대학은 비용과 시간의 낭비로 이어지기 쉽다. 반면, 본인의 적성과 맞닿은 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은 대학 생활의 주도권을 쥔다.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기에 학점과 대외 활동, 포트폴리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이는 곧 취업 시장에서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대학은 단순히 간판을 따기 위해 돈과 시간을 지급하는 곳이 아니다. 자신의 전문적인 능력을 갈고닦는, 그러면서 진정한 지성인의 공간이어야 한다. 따라서 입시 전략은 ‘어느 대학의 문을 열고 들어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전공을 통해 어떤 직무 전문가로 성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마땅하다. 적성과 전공, 그리고 직무가 하나의 선으로 단단하게 연결될 때, 비로소 즐겁고 신나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내는 사람이 된다. 세계적인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나 손흥민 선수의 공통점은 타고난 소질의 영역에 치열한 노력을 더 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했다는 데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저마다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 씨앗이 좋은 땅을 만나 싹을 틔우도록 돕는 일이 부모 역할 중 하나이다. 오늘 저녁, 혹시 아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눈빛이 반짝이는지 관찰하여 보자. 진로는 변화하면서, 변하지 않는 그 자리를 찾는 일이며, 내 아이가 찾은 반짝이는 진로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기 때문이다./고석헌(우석대학교 교양학부 겸임교수)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