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우리나라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 2023년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인 10명 가운데 4명이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득으로 살아간다는 뜻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 속도를 생각하면 노인 빈곤은 더 이상 일부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사회문제다.
원인은 분명하다. 현재의 노인 세대는 국민연금 제도가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 은퇴했다. 가입기간이 짧거나 연금 자체가 없는 사람이 많다. 경력단절 여성과 영세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는 더욱 취약하다. 퇴직금마저 일시금으로 받아 생활비로 소진하는 경우가 많다. 은퇴와 동시에 소득은 줄어드는데 의료비와 주거비, 돌봄비는 늘어나면서 빈곤의 늪으로 빠지는 것이다.
해법은 단순히 기초연금을 조금 더 올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먼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저소득층의 보험료 지원을 확대하고, 청년과 비정규직, 자영업자도 안정적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초연금은 빈곤 위험이 가장 높은 저소득 노인에게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도 개혁해야 한다. 퇴직할 때 목돈으로 받는 방식보다 매달 생활비를 받을 수 있는 연금 수령을 확대해야 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함께 작동하는 다층적 노후소득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노인 일자리 정책 역시 숫자보다 질이 중요하다. 단순 공공일자리 중심에서 벗어나 교육·돌봄·농업·환경·문화 분야에서 고령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복지 가운데 하나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적정한 소득이다.
주택연금과 농지연금 활성화도 대안이다. 소득은 부족하지만 주택이나 농지를 가진 고령자가 자산을 처분하지 않고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이제 노인 빈곤 대책의 목표를 ‘얼마를 더 지원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할 것인가’로 바꿔야 한다. 오래 사는 나라가 반드시 행복한 나라는 아니다. 평생 일한 사람이 가난 때문에 불안한 노후를 보내지 않는 나라, 그것이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이 만들어야 할 새로운 사회계약이다.
/정금성(지역활성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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