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히말라야의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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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히말라야는 산스크리트어로 ‘눈(雪)’을 의미하는 히마(Hima)와 ‘거처’를 뜻하는 얄라야(Alaya)의 합성어다. 만년설로 덮여 있어 눈이 머무는 곳이라는 뜻이나, 네팔인들은 하늘에 맞닿은 흰눈에 덮인 산을 ‘신(神)들의 거처’라 여기며 경배한다. 그들은 산맥 전체가 아니라, 해발 6,000미터의 고봉만을 ‘히말’이라고 부른다.

흔히 히말라야에 오른다고 하면 보통은 6,000미터 이하에 머문다. 이는 트레킹(Trekking)이다. 그 이상만 클리이밍(Climbing)이라고 부른다. 히말라야에 오르려면 네팔 정부의 산악비자가 필수이다. 우리나라 산을 가듯 무작정 나섰다가는 정작 히말라야에 발도 못 들인다. 그만큼 관리가 엄격하다.

트레킹의 비자는 여권과 사진, 그리고 약간의 수수료를 내면 된다. 그러나 클리이밍은 까다롭다. 네팔 정부에 등록된 원정 대행사를 통해야만 가능하다. 여권과 사진은 물론 해발 6,000미터 이상 고봉 등정 증명서와 고산병에 대비한 건강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현지 가이드인 셰르파 동행은 의무다. 비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성수기인 봄의 경우 1인당 15,000 달러(한화 2,300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그 외에도 국립공원 입장료와 쓰레기 예치금, 정부 연락관 체류 비용 등 추가로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기상변화가 심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비가 내리면 길이 사라진다. 끊긴 구간에 계곡이 생겨 급류가 흐른다. 필자가 히말라야를 걸을 때도 그랬다. 건너려면 신발은 물론 바지까지 벗고, 짐은 머리에 여야 한다. 얼음이 녹아 흐르는 물의 냉기가 뼈속까지 스며든다. 2020년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나섰던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와 셰르파 등 6명이 갑작스러운 눈사태로 숨진 사건은 교육계에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런 사태는 방비가 불가능하다. 그야말로 신만이 아는 영역이다. 지난 26일 네팔과 티베트 접경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엄청난 홍수로 이어졌다. 희생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사망자 977명, 실종자 1,535명이라고 한다. 우리 국민 9명도 실종됐다. 하루빨리 생존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 사고는 해발 7,234미터의 랑탕리룽산의 빙하가 붕괴되면서 시작됐다. 대규모 빙하 덩어리와 암석들에 기존의 빙하 호수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수마가 돼 모든 것을 훑고 지나갔다.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홍수의 원인으로 꼽는다. 히말라야 빙하의 최근 10년은 그전 10년에 비해 65% 이상 빠르게 녹아내렸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길리만자로 만년설은 2040년이면 완전히 사라진다고 한다. 알프스의 빙하 소멸 지역에서는 빙하 장례식이 열리기도 했다. 극지의 빙하 못지않게,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 등 고봉의 만년설이 녹으면서 가져올 재앙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할 것 같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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