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갑자년(1924년) 『진안지』에서 기록된 진안 비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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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마을 숲은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경관 요소의 하나다. 마을 숲은 우리나라 마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요즘 그 개념이 아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을숲이란 마을 사람 공동으로 조성, 소유, 보호된 숲을 말한다. 이러한 마을 숲은 문화적, 역사적, 생태적으로 다양한 요소가 결합한 문화유산으로 여겨진다.

현재 진안지역에 70여개의 마을에 마을숲이 현존하는데 기존 기록에서는 마을숲을 찾기 힘들었다. 최근 『진안지』에서 3곳의 마을숲 자료를 새로이 발견하게 되었다. 동청수(同靑藪)와 누문수(樓門藪) 그리고 마령수(馬靈藪)가 그것이다.

우선 『진안지』에 의하면 동청수에 대하여 “현의 남쪽 1리에 있다. 물결이 부딪혀 흐르는 곳에 있으며 설읍(設邑)시 쇠를 부어 만든 말을 묻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진안지』 출간보다 앞선 1872년 진안현 지방지도에 숲은 보이지 않는다. 이보다 더 앞선 진안현 고지도에서도 숲의 흔적은 없다. 동청수 설명으로는 과거 진안현을 비보 하기 위하여 조성한 숲이다. 이는 현재 진안삼거리에 진안천변에 있는 ‘숲풀’라 불리는 숲이 남아 있어 확인할 수 있다. ‘숲풀’은 수종은 느티나무로 6주 남아 있는데 1960~70년대 사진 자료에 의하면 제법 기다랗게 형성된 숲이었다. 진안천 상류에서 진안읍으로 흘려 내려오는 물길을 막기 위해 조성된 이른바 ‘방재림’인데 이곳이 수구(水口) 역할을 하므로 수구막이로 숲을 조성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곳에 쇠말을 묻은 것은 거센 물살을 누르기 위한 비보적 의미를 담고 있다. 수구막이로 숲조성과 함께 쇠말과 같은 비보물을 조성하여 겹겹이 비보한 이유는 이 지점이 당시로써는 매우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다음으로 『진안지』 에는 누문수(樓門藪)에 대하여 “현의 동쪽 1리에 있다. 진방(震方)이고 수세가 직류 하므로 설읍시 철편을 묻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누문수 내용은 동청수 설명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즉 진방은 남동남 방향인데 수세가 직류 한다는 의미는 좋은 기운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를 묶어 두기 위한 장치로 비보숲과 비보물인 철편을 묻은 것으로 생각된다. 누문수는 진안천이 진안읍 내에서 빠져나가는 지점일 것으로 파악된다. 즉 진안천과 상림천 합수 지점 근처가 누문수로 생각된다. 현재 숲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마령수가 “현의 남쪽 25리에 있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마령수는 진안현과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마령수는 마령지역의 매우 특징적인 숲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정확히 어느 지점의 숲인지는 알 수 없다.

동청수와 누문수는 과거 진안현 읍치 경관구조에서 풍수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비보하기 위한 방책으로 설치된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도 이 지점은 수구막이라는 위치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조상은 일반적으로 수구막이가 잘 돼야 좋지 못한 기운을 막아 고을이나 마을 평온하고 좋다고 생각했다. 수구막이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다. 수구가 열렸을 때의 바람이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바람은 수분을 증발시켜 생태적으로 주변을 건조하게 만든다. 수구가 열리면 수로는 일직선이 되어 물이 혈 주변에서 빠르게 빠져나가게 된다. 따라서 물이 지하로 스며들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궁극적으로는 지하수 비축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당연히 용수의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수구가 열리면 물의 흐름이 빨라져 수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며 수량이 적으면 자정 능력과 정화능력이 감소하여 명당수(진안현 진안천)와 식수의 오염농도가 높아진다. 심지어는 지형·지세의 변화까지 나타난다. 또한 수로가 일직선이 되면 물이 흘러나가는 속도가 빨라져 수로 주변 땅에 미치는 영향이 커 제방이 무너질 위험이 있기도 하다. 수구막이가 중요한 근거는 조상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었다.

* 요즘 마을숲은 미래의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대기 오염을 대비하는 준비된 생태자원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농산어촌에 조성된 마을숲이 해왔던 다양한 기능을 도시 공간까지 넓혀 생태적 삶을 누리게 할 대안으로 중요하게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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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진안문화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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