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생산하면 뭐하나 송전망도 없는데"

햇빛소득마을 시작하자마자 곳곳 잡음에 삐거덕 송전망 포화, 투자비 조달 어려움 등 난제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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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김제지역 한 농촌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 모습./새전북신문 DB





“전기를 생산해봤자 송전망도 없는데 어떻게 팔겠다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이재명 정부표 마을자치연금이자, 이원택 전북자치도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햇빛소득마을’이 첫걸음을 떼자마자 이 같은 잡음에 삐거덕 대고 있다.

햇빛소득마을은 말그대로 태양광 발전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마을 공공사업 추진, 또는 주민들에게 연금 형태로 배당하는 공동체 사업이다.

발전설비는 마을회관 주차장이나 저수지 수상, 축사시설 지붕 등에 설치하도록 했다. 시설비의 경우 정부가 85%까지 대출해주고, 나머지 15%는 주민들이 마을협동조합을 설립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발전용량은 최대 1㎿까지 허용된다. 이는 일반 가정집(3㎾) 약 200가구 가량이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생산된 전기는 전량 한국전력, 또는 가까운 기업체나 공공기관에 판매하도록 했다.

정부는 지난 3일 그 첫 사업지로 전북 17개 마을을 포함해 전국 86곳을 선정 발표했다.

하지만 전북지역 마을의 경우 전체 94%(16곳)가 조건부 선정이었다. 앞으로 6개월 안에 송전망이나 부지 확보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만 본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렸다.

그만큼 선결 과제가 적지않은 실정이다.

이런 문제는 지난 25일 전북자치도의회 권요안(완주2) 농업복지환경위원장이 주최한 ‘전북형 햇빛소득마을 조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들 입에서 터져나왔다.

대표적인 난제론 포화 상태에 이른 송전망 확보가 꼽혔다.

한전은 재작년 9월 전북지역의 경우 이 같은 송전망 포화상태를 문제삼아 신규 발전허가를 제한하고 나섰다. 허가 제한은 오는 2031년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그 대안으론 일종의 대형 배터리와 같은 전력 저장시설(ESS)을 도입하는 방안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막대한 투자비를 주민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됐다.

사업비 조달도 걱정이라고 한다. 마을 주민 상당수가 은퇴, 또는 텃밭 정도 가꾸는 고령의 어르신인 까닭이다.

최대 허용치인 1㎿급을 가정했을 때 총사업비는 대략 14억원, 이 가운데 주민들 직접 부담은 2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여기에 ESS 설치비를 포함한다면 그 부담은 한층 더 커지게 된다.

사업부지 확보도 걱정이란 하소연이다.

저수지나 도로 주변 땅 등과 같은 공공시설을 활용하려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경우 지자체는 물론 환경청, 농어촌공사, 도로공사, 국도관리청 등 관계 기관마다 일일이 설득해 협상안을 도출해야만 하는데 농촌 주민들이 스스로 해결하기란 쉽지않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싸잡아 자칫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며 정관가에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송원규 햇빛배당전국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올해 진행된 햇빛소득마을 1, 2차 공모만도 전국적으로 무려 737개 마을, 전북에서도 98개 마을이 응모하는 등 정책수요는 매우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단, 그 응모 자체를 정책의 성과로 봐선 안 된다”며 “실제로 부지를 확보하고, 전력계통에 접속하고, 금융 조달을 거쳐 발전소를 건설한 뒤 주민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다현 옥천군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총괄팀장 또한 “햇빛소득마을이 지속가능 하려면 주민교육과 협동조합 설립, 현장상담, 행정과 회계 등을 담당할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중요한데다, 특히 햇빛소득이 마을공동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으로 연결돼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주최자인 권요안 도의회 농업복지환경위원장은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이란 이유로 부지 확보와 계통연계, 금융조달과 같은 전문적인 부분까지 주민에게 떠넘겨선 안 된다”며 “주민은 마을의 주인으로서 사업의 방향과 수익 활용을 결정하고, 행정은 주민이 해결하기 어려운 제도와 기반을 책임 있게 뒷받침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제안들이 전북형 햇빛소득마을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도의회 또한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총 3,000곳을 햇빛소득마을로 선정해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북도 또한 이에맞춰 도내 500개 마을에 햇빛소득을 도입하겠다고 나서 주목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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