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자신의 자리에서 잘 해내길 바랍니다. 좋은 성적을 받고, 원하는 길을 찾으며, 미래를 건강하게 살아가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의 공부와 진로를 살피고, 혹시 뒤처지지는 않을까 마음을 졸입니다. 그런데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아이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누가 더 잘했니?”, “그 친구는 어느 학원에 다닌대?”라는 질문은 익숙합니다. 부모는 아이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이런 말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신의 성장을 바라보기보다 다른 사람보다 앞서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친구의 성취를 함께 기뻐하기보다 불안해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미래는 한 번의 시험 점수나 몇 등이라는 결과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혼자 뛰어난 사람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문제를 풀고, 서로의 강점을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인공지능이 많은 일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사람에게 필요한 힘은 관계를 맺고, 협력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능력입니다.
자연의 생태계도 서로 다른 생명체가 연결되고 균형을 이룰 때 건강하게 유지됩니다. 사람의 성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잘하는 것이 다르고,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습니다. 자신의 강점을 나누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들이며, 함께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가는 경험은 아이를 더욱 성숙하게 합니다.
경쟁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경쟁은 아이에게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힘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만 강조되면 아이는 친구를 함께 성장할 사람이 아닌 이겨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압박은 관계를 좁게 만들고, 실패했을 때 자신을 쉽게 부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비교의 언어보다 성장의 언어가 필요합니다. “몇 등을 했니?”보다 “이번에 무엇을 새롭게 배웠니?”라고 묻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보다 잘했구나”보다 “친구와 함께 해낸 일이 있었니?”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질문은 아이가 자신의 노력과 관계의 가치를 함께 바라보게 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옆집 아이를 이기는 힘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힘입니다. 한 아이의 성장은 결코 혼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친구와 가족, 공동체 안에서 서로 배우고 돕는 경험이 쌓일 때 아이의 미래도 더욱 넓어집니다.
/최미나(교육학 박사·전주대학교 교육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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