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추리와 반전을 펼쳐낸다

백희성, '기억의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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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기억의 무늬 검색(지은이 백희성, 펴낸 곳 북로망스)'는 손끝의 감각으로 사건을 헤쳐 나가는 섬세한 추리와 반전을 펼쳐내는 장편소설이다. 건물과 공간이 사랑과 비밀을 품을 수 있다면, 우리 곁의 손때 묻은 사물들은 어떤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까? 작가는 그 질문 하나로 옷과 가구의 촉감이라는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해 정교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직조해 냈다.

'기억의 무늬'는 프랑스 파리의 패션학교에 다니는 스물두 살의 카미로부터 시작된다. 안면인식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살아가는 카미는 사람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대신, 옷의 질감과 걸음걸이, 손때 묻은 자리로 세상을 읽어낸다.

카미가 의상 디자인을 공부하게 된 이유에도 비밀이 숨어 있다. 그건 바로 세 살 무렵 눈앞에서 벌어진 부모님의 죽음 때문이었다. 사건 기록에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세 번째 실루엣과 여전히 손끝에 새겨진 듯 또렷한 실루엣의 감촉을 단서 삼아, 그날의 사건을 밝혀내고 말겠다는 그 집념이 카미의 삶을 이끌어 온 것이기도 하다.

소설은 미제 사건을 추적하는 긴장감 아래, 잃어버린 감정과 사랑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반전의 서사를 품고 있다. 카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얼굴 대신 손때 묻은 흔적을, 표정 대신 따뜻한 온도를 감각하게 된다. 그리고 옷에 남은 체취와 가구에 새겨진 상처처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소설 속 사랑의 잔상이 어느 순간 자신의 삶에서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은이는 작가이자 건축디자이너. 장 누벨 건축사무소를 비롯, 프랑스에서 10여 년간 건축가로 활약하였으며, 현재 KEAB 건축 대표이다. ‘기억을 담은 건축’을 모티브로 하여 사람들의 추억과 사랑으로 완성되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빛이 이끄는 곳으로』와 에세이 『쓰는 사람』, 『환상적 생각』이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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