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인건희 작가가 18일부터 23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 1전시실에서 두 번째 개인전 '마녀의 비망록(Memoirs of a Witch)'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부산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올해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작가의 깊이 있는 연구와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작가는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인 ‘상상 속 마녀 이미지를 활용한 내면적 자아 표현 연구’를 바탕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무는 한국화 채색 작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작가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은 작가가 스스로를 마녀라고 상상하며 창직한 독창적 캐릭터 ‘마녀 쿠리’다. ‘마녀 쿠리’는 단순한 가상의 캐릭터나 판타지적 도구를 넘어, 작가가 되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이자 내면을 대변하는 상징적 존재(페르소나)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마녀 쿠리’가 가진 양면성이다.
작품 속 쿠리는 그녀가 통치하는 세상의 인자한 지도자이자 지배자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동시에, 때로는 자신의 감정에 격렬하게 휘둘리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작가는 이러한 대조적인 두 가지 면모를 통해 인간이 가진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감정의 진폭을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구현해냈다.
화면을 채운 화려하고 달콤한 도상들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최근 작업에서 딸기, 케이크, 체리, 리본, 로리타 의상, 테디베어 인형 등의 상징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아기자기한 요소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행복에 대한 동경, 유년기의 기억, 이상 세계에 대한 욕망을 상징하며, 현실에서 발견한 상처와 결핍을 희망과 회복으로 승화시키는 심리적 매개체로 작동한다.
〈Almighty Overseer〉(2024)는 한지에 혼합재료를 사용한 150.2x220cm 크기의 대형 대작이다. 전통 한국화 매재의 깊이감 위에 팝아트적이고 현대적인 캐릭터 서사를 결합, ‘마녀 쿠리’가 다스리는 신비롭고 복합적인 세계관을 밀도 높게 보여주는 수작이다.
작가는 "나의 작업은 현실 부정이나 도피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상상력과 위로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과정"이라면서 "마녀 쿠리가 살아가는 불안과 희망의 공간을 통해 관람객들이 잠시 현실의 무게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기억과 감정을 환기하고 스스로를 회복하는 힘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전주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작가는 2021년 부산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KT&G 상상마당 ARTISTART’ 미술대학 예비작가 지원전시에 선정되는 등 청년 예술가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부산대 아트센터 대학원 청구전에 이어 교동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며 더욱 깊어진 회화 세계를 펼쳐 보인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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