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락달그락] 친일의 책임은 어디까지 이어져야 하는가

친일파의 뿌리를 찾는 사람들,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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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지난 8월 7일, ott서비스인 넷플릭스에서 하영, 정해인 주연인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이 공개 되었다. 당일 KBS 2TV 예능 프로그램인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두 배우가 출연하였는데 그 중 배우 하영의 의사 4대 가족 발언이 논란이 되었다.

배우 하영이 방송에서 자랑한 증조부는 ‘안상호’였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자랑하듯이 말한 하영은 바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 활동한 의사이며, 일본에서 근대의학을 공부하여 한국 최초의 서양식 개인 병원을 개원한 인물로 이토 히로부미 추도 모임 참여, 친일단체 활동, 통치기구 협력 등 여러 친일 행적으로 논란을 사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로 다양한 연예인들이 독립 운동가 후손인지, 친일파의 후손인지 알리는 SNS 계시물들이 널리 퍼짐과 동시에 자신의 뿌리, 즉 조상을 알 수 있는 ‘뿌리를 찾아서’와 ‘친일파 스캐너’라는 홈페이지가 유행하고 있다.

두 개의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먼저 ‘뿌리는 찾아서’는 자신의 성과 본관을 입력하면, 본관의 유래, 인물, 과거급제자, 세거지, 항렬, 본관 연혁과 인구수까지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 ‘친일파 스캐너’는 본관에 속해있는 독립 유공자와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 한 편 사이트에서는 ‘같은 본관이라는 사실은 직계 혈연 관계나 촌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하나의 본관에는 수십만 명 이상의 구성원이 있을 수 있으며, 조상의 개인의 책임과 무관하다.’라는 안내문구가 적혀있기도 하다. 이렇게 크게 화제가 되니 배우 개인의 연예계 생활에도 타격이 있을 거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볼 점이 있다.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을 비난할 수 있을까? 조상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실이지만, 그 책임이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은 후손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조상의 행적을 찾아보고, 같은 본관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친일파의 후손으로 바라보거나 비난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은 친일 행적이 있는 조상을 둔 사람들을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왜 형성 되었을까?



우리 한국 사람들은 일제 강점기 시절을 겪으며 물리적 피해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마음 깊숙이에 상처가 남았다. 이번 일은 사람들의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한국 사람들이 혹시 자신의 가족과 조상은 그러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을 토대로 SNS에 인증과 검증을 하고, ‘뿌리를 찾아서’를 통해서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는 일종의 유행 같은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역사를 기억하려는 것과 누군가의 혈통을 검증하는 것은 같은 일인가?”

이에 대해서는 친일 행위와 후손은 구분해야 한다. 일단 친일 활동을 한 당사자의 행위에는 역사적 평가와 책임이 확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그 책임이 단순히 혈연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후손에게 이어져서는 안 된다. 후손은 조상의 선택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에 이루어진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질 수 도, 선택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후손이 조상의 과거와 완전히 무관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자신의 뿌리와 가족의 역사를 알게 되었다면,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현재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는 개인의 선택이 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가족사가 어떤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태도가 부족했던 점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잘못이 혈통과 이어져 후손 개인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비판과 혐오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친일파의 후손인가’라는 혈통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조상의 행적을 어떻게 인식하고 현재 어떤 가치관과 행동을 보여주는가이다.

그렇다면 그 책임은 어디로 가야하며, 우리는 친일 문제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가? 지금처럼 누군가의 가문을 찾아내고 그 사람이 친일파의 후손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친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게다가 지금처럼 그 확인이 단순히 자신의 조상에 대한 혐오와 그 후손에 대한 비난과 혐오로 이어진다면 우리는 더욱더 친일 문제를 완벽히 청산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가 살펴보고 고민해야할 것은 과거에 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정확히 알아내고, 그에 합당한 평가를 내리며, 그 역사를 통해 현재 사회 구성원들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이다. 이는 한 명이 깨닫는다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정부만이 해결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과거에 이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였다면 가장 빠른 지금,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될 우리 사회 모두의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할 우리의 첫 단계는, 혈통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가 아닌, 역사적 사실을 바르게 알고,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선택에 대한 고민이다. /조희수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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