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에 묵향 수 놓아 감성의 단비를 내리다

전북 최초로 전통 우산 활용한 ‘제9회 묵길전’, 전북특별자치도예술회관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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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하얀 우산의 넓은 면을 캔버스 삼아, 용틀임하며 뻗어 나가는 매화나무 가지와 그 끝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붉은 매화(홍매 (紅梅))를 강렬한 필치로 그렸다. 우산 중심부에서 바깥쪽으로 부드럽게 번져나가는 먹빛의 그윽함과 우산의 살대 결을 따라 자연스럽게 얹어진 붉은 화형(花形)이 입체감을 한층 더 살려준다.

또다른 백매화(白梅花)는 전통적인 흰 한지 대신 은은하고 화사한 보라색으로 염색된 지우산을 활용했다. 보라색 배경과 대비되는 새하얀 백매화가 신비롭고 현대적인 세련미를 자아낸다. 밤하늘이나 안개 속에 피어난 매화를 보는 듯한 격조 높은 미감이 돋보이며, 수묵 문인화가 지닌 정적인 매력을 현대적인 색채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전통 서화의 맥을 이어온 문인화·수묵화 작가 단체 ‘묵길회’가 전북 최초로 우산을 활용한 특별한 기획전을 갖는다.

묵길회가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예술회관 1층 기스락 1실에서 ‘제9회 묵(墨)길 우산’전을 갖는다.

유난히 가뭄이 깊어 모두의 마음마저 타들어 가는 요즈음, 이 전시는 가뭄으로 지친 도민들에게 비 온 뒤 한층 푸르고 촉촉해지는 산의 기운을 전하고자 ‘우산전’이라는 명칭으로 기획됐다.

일종의 기우제 형식의 전시회다. 저마다 우산에 묵향을 수놓은 까닭에 감성의 단비를 내리게 할 태세다.

3대째 문인화의 맥을 잇고 있는 석향 정의주 선생의 지도 아래, 전주와 군산을 비롯한 전북 각지에서 활동하는 중견 및 신진 작가 110명이 마음을 모았다.

회원들은 메마른 일상에 단비를 기다리는 간절한 심정과 삶의 깊이를 붓 끝에 담아내어 100여 점의 격조 높은 우산 수묵 작품을 완성했다. 회원들은 각각 우산 3개를 갖고 작품해 임했으니 3백 여가 쓰였다.

시나브로, 전통 수묵의 그윽한 먹빛과 화사한 채색이 담긴 우산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개성과 여백의 미를 자랑한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 초대작가인 여지 최애란 작가의 은은한 보라색 바탕 위 화사한 백매화를 피워낸 작품과 전북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한 월파 배영두 작가의 하얀 우산 위 강렬한 홍매화 작품 등이 대표적이다.

정의주 선생은 “전통 한지로 만든 우산 위에 피어난 수묵 작품들은 메마른 일상을 살아가는 도민들에게 깊은 위로와 정서적 휴식을 선사할 것”이라며 “전북 최초로 시도되는 우산과 문인화의 독창적인 만남을 통해 전통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 개막식은 21일 오후 3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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