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옛 남원역사 철거, 역사 복원과 미래 가치 이어야

남원 옛 역사 철거 시작 ‘만인공원’ 조성 시계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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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남원 도심의 오랜 과제로 꼽혀온 만인공원 조성사업이 옛 남원역사 철거를 시작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시는 역사 철거와 매장유산 조사를 거쳐 옛 역세권을 역사·문화·생태가 어우러진 시민 공원으로 조성해 2028년 개방할 계획이다.

철거 대상인 구 역사는 1986년 지어진 철근콘크리트 건물이다. 남원시는 해당 건물이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최초 남원역사의 원형이 아니며, 1931년 지어진 옛 역사는 한국전쟁 당시 소실됐다고 했다.

남원역은 일제강점기 남원읍성 북성문 일대를 훼손하는 과정에서 들어섰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오랜 과제로 남아 있었다. 시는 훼손된 읍성의 역사성을 되살리고 시민 휴식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역 이전 이후 남은 부지를 공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만인의총과 남원읍성, 광한루원 등 남원의 대표 역사·문화 자원을 잇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시가 오랜 논란 끝에 옛 남원역사 건물의 철거에 착수했다.

이번 철거는 단순한 노후 건축물의 해체가 아니다. 일제강점기 전라선 개통과 함께 훼손되었던 남원읍성의 상흔을 치유하고,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 맞서 싸우다 순절한 1만여 의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역사 바로 세우기’의 중대한 전환점이다. 그동안 옛 남원역사의 보존과 철거를 둘러싼 지역 사회의 갑론을박은 뜨거웠다. 근현대 철도 교통의 중심지로서 주민들의 애환과 추억이 깃든 공간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남아있는 역사는 1986년에 새로 지어진 건물로, 문화재적 가치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이곳이 과거 남원읍성 북문 터이자 만인의총의 본래 위치였다는 사료적 가치를 고려할 때, 역사성 회복이라는 대의명분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순한 공간의 비움이 아닌 '창조적 복원'에 있다. 시는 철거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성곽 매장 문화재에 대한 철저한 정밀 발굴 조사를 선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철도 역사(歷史)를 기억할 수 있는 상징적 조형물이나 아카이브 공간을 공원 내에 유기적으로 녹여내어, 보존을 원했던 시민들의 아쉬움까지 보듬는 지혜가 필요하다.

만인공원 조성은 남원의 미래를 바꿀 거대한 거점 사업이다. 인근의 남원읍성 복원, 향교동 일대의 도시재생 사업과 정교하게 연계되어야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콘크리트 건물이 사라진 자리에 들어설 생태 공원이 시민에게는 휴식을, 관광객에게는 남원의 깊은 역사성을 전하는 고품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시의 과감한 결단이 빛바랜 과거의 청산을 넘어, 남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성공적인 미래 투자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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