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조선 후기 왕실의 학문 숭상의 취향과 권위가 담긴 그림인 전 이택균 <책가도 6폭>이 출품된다.
책가도는 조선 후기 정조가 임금의 어좌 뒤에 일월오 봉도를 대신하여 책가도를 세우며, 학문을 권장하고 수양하는 군주상을 대표하는 그림이다.
고창 무장현 출신 궁중 화원으로 알려진 이형록(李亨祿, 1808~1883년)은 그림을 업으로 삼은 가문 출신에서 출생인데다가 증조부, 조부, 부친, 숙부가 모두 화원(畵員)이었다.
이형록의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여통(汝通), 호는 송석(松石), 무장(茂長)에서 출생했고, 1864년에 이응록(李膺祿)으로, 이어 1871년에 이택균(李宅均)으로 이름을 두 번 개명했다.
그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 화원 가문 출신이었다. 증조부 이성린(李聖麟, 1718~1777), 조부 이종현(李宗賢, 1748~1803), 부친 이윤민(李潤民, 1774~1841), 숙부 이수민(李壽民, 1783~1839), 그리고 손자 이덕영(李悳泳, 1780~1907 이후)도 화원이었다.
그는 많은 궁중 행사에 동원돼 그림을 그렸다. 1852년과 1861년에는 철종 초상화 제작에 참여했다.
그의 문방도와 책가도는 왕실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책을 중요하게 여겼던 조선시대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마이아트옥션이 다음달 10일 갖는 제61회 메이저 경매엔 회화, 서예, 도자, 공예 등 81점의 작품이 출품되며, 시작가 총액은 15억원(별도문의 제외) 규모이다.
<곽분양행락도 6폭병풍>도 이번 경매에 주목할 만하다.
<곽분양행락도>는 당나라 장수 곽자의(郭子儀, 697–781) 가 가족과 함께 부귀영화를 누리는 성대한 연회 장면을 그린 궁중장식화이다. 장수,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19세기 이후 왕실 혼례에 널리 사용됐다. 심전 안중식이 그린 <추경산수도>는 1910년 경술국치 직전인 1909년에 한일병합조 약에 앞장선 조민희에게 하사한 그림이다. 대한제국 막바지의 시대상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 로 사료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이밖에 진경산수를 대표하는 겸재 정선 <인물산수도>, 단원 김홍도의 동료 화원으로 충청북도 명 승지를 그린 전 복헌 김응환 <복천동대>와 <능강동> 실경산수화, 1907년 전후 궁중 진상품을 제작 하며 명성을 얻은 기러기 그림으로 유명한 석연 양기훈 <노안도 12폭병풍> 등 산수화, 영모화까지 조선과 근현대 회화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함께 소개된다.
서예 부문에서는 추사 김정희가 명나라 유학자 왕동과 임춘의 글을 쓴 서예 작품이 출품된다. 무호 이한복의 제(題)가 있어 그의 구장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강건하면서도 생동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 추사의 문인적 예술세계를 잘 보여준다.
도자 부문에서는 짙은 철채의 색감과 추상적 선각이 독특한 <청자철채선문유병>, 자유로운 미감의 <분청사기상감수파어문장군>, 대형의 몸체와 대담하고 힘찬 모란문이 어우러진 <분청사기박지모란 문유개호> 등 수준 높은 청자와 17세기 왕실에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백자철화운룡문호>, 학, 사 슴, 거북이를 중심으로 장수의 염원을 담은 <백자청화장생문병> 등 품격 있는 백자 작품을 소개한다.
공예 부문에서는 빛에 따른 자개의 색감과 섬세한 기법으로 새긴 문양이 아름다운 <나전칠어피태극 문구형함>, <나전칠산수문문갑> 등 세련된 조선 나전칠기 작품들을 선보인다. 조선시대 경전의 첫 대목을 적은 죽간을 모아 무작위로 뽑아 독서 상태를 점검하는 용도인 <경서필통> 등 옛 생활상과 문방문화를 보여주는 공예 작품들이 경매에 오른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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