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전북의 특산물과 음식이 다수 소개되는'규합총서(閨閤叢書)'가 전시에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는 조선후기 문인이자 실학자였던 서유구의 형수인 빙허각 이씨(憑虛閣李氏, 1759~1824)가 살림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정리하여 저술한 책이다.
‘규합’은 여성 거처 또는 여성을 뜻한다. 여성 독자를 위해 한글로 펴낸 이 책은 한국사에서 기념비적인 생활경제 전문서라 평가할 수 있다. 빙허각은 본관이 전주이며 서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이조 판서를 지낸 이창수이며, 어머니는 류담의 딸이다. 빙허각은 15살에 서유본과 혼인하면서 시가의 학풍에 영향을 받았다. 남편 집안은 실용 학문을 추구하면서 농학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놓았다. 이 책에서 시아버지의 저서 『해동농서』를 인용한 점이 이런 사실을 말해준다.
‘규합총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순창고추장을 지역특산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고추장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와 양을 조목조목 열거한다. 이 책에서는 ‘고추장을 담글 때 소금이 아닌 간장으로 간을 맞추는 새로운 방법이 소개되고 있으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대추 두드린 것과 육포가루, 꿀을 한 숟가락씩 넣으면 좋다’ 고 했다.
이 책엔 우리나라 8도에서 나는 것으로, 김제 능금, 남원 종이, 임실 시설, 무주 청옥채(靑玉菜), 자옥채(紫玉菜), 전주 연엽찜(蓮葉, 소의 볼기에 붙은 고기), 전주 만마도(만마관) 종이, 마곡 종이, 화각기(畵刻器), 소접(작은 접시), 죽력고, 순창 고추장, 책지(冊紙), 진안 담배, 모시 등이 유명하다고 나온다.
애저찜에 관한 자세한 설명도 나온다.
'새끼 밴 어미돼지의 배를 갈라 새끼집 속에 쥐 같이 들어있는 것을 깨끗이 씻는다. 그 뱃속에 양념을 넣고 통째로 찜을 하면 맛이 그지없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돼지새끼집은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살아있는) 어미돼지를 일부러 잡으면 숨은 덕(德)을 쌓는 것만 같지 않으니 그저 연한 돼지로 대신하라' 는 충고를 곁들이고 있다.
원시인들은 사냥을 하고 고기를 먹기 전에 자연에 감사하며 먹었다고 한다. 진안에도 그런 관습에서 붙여진 음식이 있다. 예전에 어미 돼지의 뱃속에서 죽은 새끼돼지를 보양식으로 먹은 음식이 애저이다. 그래서 돼지 ‘저(猪)’ 앞에 슬플 ‘애(哀)’ 자를 써서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은 음식이 애저찜이다.
조선시대 떡볶이는 지금과 어떻게 달랐을까. 머리는 어떻게 감고 옷은 어떻게 보곤했을까.
조선시대 여성들의 생활 지혜가 담긴 옛한글 고문헌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살림살이를 엿볼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올해 훈민정음 반포 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옛한글로 읽는 조선의 살림 비법'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는 7일부터 10월 25일까지 도서관 본관 1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정생활 백과사전 '규합총셔'를 비롯, 음식·술·과자류 조리법을 담은 '쥬식방문', '조선요리제법', 쥬방문조과법', '술방문' 등이 공개된다.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쥬식방문'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미나리, 숙주를 넣고 장국을 부어 볶은 뒤 버섯과 계란 등 고명을 올려 만드는 떡볶이 조리법이 담겼다. 오늘날의 떡볶이와는 다른 조리법을 통해 음식 문화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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