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지율(志聿) 박복순 서예가가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예술회관 차오름2실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송민호 서예가의 권유로 시작, 입문 11년만에 갖는 이 자리는 문인화, 서예, 한국화 등 작품을 전시한다.
전통 서예의 깊은 묵향 속에 자연의 서정과 삶의 철학을 담아내는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 한글 서예는 물론, 웅장하고 섬세한 수묵담채화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시각적 예술 세계를 대중에게 선보인다.
이번 개인전은 긴 시간 동안 묵향과 인연을 맺고 오직 서예에만 정진해 온 작가의 예술 인생을 총망라하는 뜻깊은 자리다.
작가는 처음 붓을 잡았을 때 소야 스님으로부터 “마음을 붓에 맡기고, 붓이 가는 대로 자유자재로 거침없이 글씨를 써 내려가라”는 뜻이 담긴 ‘지율(志聿)’이라는 호를 선물 받은 이후, 늘 그 이름의 뜻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뇌하며 정진해 왔다.
정암 김광영 선생이 강조한 '노적성해(露積成海, 작은 이슬방울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기며 작업을 이어왔다.
단순히 글씨를 배우는 기술적 시간을 넘어, 마음과 붓이 하나가 되어가는 소중한 성찰의 여정이 작품마다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는 오랜 기간 명인들의 글씨를 기초부터 튼튼히 다져온 덕분에 서가(書家)들 사이에서도 안목이 높고 품위 있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서법(書法)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고통스러운 창작의 과정을 운동선수 못지않은 끈기로 버텨내며 독자적인 멋을 구축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대표작으로는 전북의 젖줄을 장엄한 필체로 노래한 한글 서예 작품 ‘만경강이여 깨어나라(135×50cm)’, 계곡의 깊고 푸른 생명력을 웅장하게 포착해 낸 수묵담채화 ‘그곳에 가면(73×53cm)’, 그리고 화사함과 아련한 봄의 서정을 먹과 채색으로 담아낸 ‘목련이 필 때면(135×70cm)’ 등이 있다. 이 자리는 전통 문인화의 격조 위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시각적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목련이 필 때면'은 하단에서 시작해 우상향으로 힘차게 뻗어나가는 목련 나무의 줄기가 돋보인다. 문인화 특유의 넓은 여백을 활용하여 봄날의 맑고 정온한 공기를 시각화했다. 거칠고 묵직한 먹선으로 표현된 나뭇가지와 그 끝에 피어난 붉고 하얀 목련 꽃잎의 대비가 강렬하면서도 우아하다. 활짝 피어난 꽃과 이제 막 맺히는 봉오리가 조화를 이룬다.
'만경강이여 깨어나라'는 전통적인 서체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이고 기하학적인 느낌을 주는 두껍고 단단한 필체를 사용했다. 글자 하나하나가 마치 바위처럼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꽉 찬 화면 구성을 통해 전북의 젖줄인 '만경강'의 강인한 생명력과 울림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했다. 소양천, 고산천 등 만경강의 지리적 흐름과 나루터의 풍경, 그리고 영광스러웠던 이 강의 기상을 다시 깨우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시적 문장이 서예로 표현됐다. 왼편엔 정갈한 여사서(女四書)로 본문 작품이 계속 이어진다.
'그곳에 가면'은 계곡 주변의 거친 바위와 절벽의 질감을 세밀한 붓질(준법)로 묘사, 현장감과 입체감이 뛰어난다. 숲의 울창한 질감도 꼼꼼한 태점(점 찍기)으로 표현되어 있다. 전경의 큼직한 바위들과 맑은 계곡물에서 시작, 중경의 깊은 계곡을 지나, 원경의 안개 속에 흐릿하게 솟아 오른 기암괴석으로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깊은 공간감을 준다. 시나브로, 옅은 녹색과 갈색조의 채색을 더해 계곡의 청량함과 자연 그대로의 고즈넉함을 담아냈다. 마치 깊은 산속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는 듯한 청각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가는 “붓과 먹의 인연은 제 삶을 풍요롭게 하였으며 오늘의 저를 있게 한 소중한 자양분”이라면서 “부족한 작품일지라도 한 획 한 획에 담긴 저의 진심이 관람객들의 마음에 작은 울림과 위로로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서예전람회 및 전국 온고을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중인 작가는 2025년과 2026년 대한민국 서예전람회에서 2회 연속 ‘특선’을 수상하고, 대한민국 마한서예문인화대전에서 우수상을 거머쥐는 거목 같은 결실로 이어졌다.
전북특별자치도 서예전람회 초대작가, 전국 온고을 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서예연구회 초대작가, 세종한글서예연구회 회원, 전북특별자치도 문인화협회 회원, 2026 찾아가는 한글서예교육 전문 서예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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