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요즘 공원이나 하천길을 걷다 보면 유난히 달리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이른 아침의 한적한 길에도, 해가 기울 무렵의 산책로에도 운동화 끈을 단단히 조여 달리는 사람들이 늘었다. 과거에는 전문 선수나 젊은 사람들의 운동으로 여겨졌던 달리기가 이제는 중년과 노년층에게도 일상의 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달리기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함이다. 특별한 시설이나 값비싼 장비가 없어도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다. 걷다가 조금씩 속도를 높이면 되고, 자신의 체력에 맞춰 천천히 달려도 된다. 중요한 것은 남보다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아지는 것이다.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호흡이 거칠어지고 다리가 무거워진다. 그런데 그 고비를 지나 일정한 리듬을 찾으면 묘한 해방감이 찾아온다. 발이 땅을 딛는 소리와 호흡이 하나의 박자가 되고, 복잡했던 생각은 하나둘 사라진다. 달리는 동안만큼은 전화도, 인간관계도, 걱정도 잠시 뒤로 물러난다. 이것이 달리기가 주는 가장 특별한 묘미인지 모른다.
건강상의 이점도 분명하다.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달리기는 심폐체력과 체지방, 안정시 심박수 등 여러 건강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달리지 않는 사람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과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다. 또한 달리기와 정신건강을 살펴본 연구들은 달리기가 기분과 정신적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달리기의 진정한 가치는 숫자로 측정하기 어려운 데 있다. 달리기는 자신과 약속하고 그것을 지키는 운동이다. 오늘 3㎞를 달렸다면 내일은 3.1㎞에 도전할 수 있다. 기록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바라보며 우리는 자신의 몸이 아직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달리기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젊을 때는 앞만 보고 달렸다면, 나이가 들어 시작하는 달리기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달리는 시간이다. 경쟁자가 없어도 되고 1등을 하지 않아도 된다. 넘어지지 않고 꾸준히 달리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성취다.
다만 욕심은 금물이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속도와 거리를 늘리기보다 걷기와 천천히 달리기를 병행하며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달리기는 빠르게 시작하는 운동이 아니라 오래 지속하는 운동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도 달리기와 닮았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달렸느냐가 아니라 멈추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얼마나 오래 달렸느냐에 있다. 오늘 운동화를 신고 집 밖으로 나서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건강을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다. 남은 삶을 조금 더 힘차게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에게 보내는 작은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정금성(지역활성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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