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시] 8월의 기도

이행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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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묵직한 소나기가 느닷없이 지나가게 해주세요.

싹을 틔우지 못하는 허망한 노래를 멈추게 하시고

봄꽃으로 지면서 내뱉어 놓은 열숨들을 식혀주시고

열매로 아물지 못하여 널브러지는 상념들을 씻어주시고

그 무엇보다

어중이떠중이와 엮여서 내다 버리지 못하는 사연들을

이제 이제는 문드러지게 해주세요.



구름 한 점과 바람 한 올을 보내주세요.

빌어먹을 기억만을 움큼 지어 맥없이 구름에 태우고

한 올의 바람으로 숨소리 없는 어느 외딴섬에 버려주세요.

다시 다시는 찻잔에 잔물결만큼도 설레지 않으렵니다.

그러함에도

모깃불 옆에 뉘어 연신 부채질해주던 어머니의 자장가와

반딧불이를 쫓던 앳된 추억만은 부디부디 남겨 주세요.





이행용 시인은



전남대 영문과 전공

전 고창문인협회 회장

시와 산문집 '남자의 눈물', '갈바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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