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요즘 너무 더운데 산책 나가도 괜찮을까요?", "산책 후 헥헥거림이 심한데 정상인가요?", "강아지가 더워 보이는데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모르겠어요.”
실제 반려견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여름철 보호자들의 고민은 의외로 비슷하다. 사료나 영양제만큼 많은 관심을 받는 질문은 "지금 산책을 해도 되는가?"와 "우리 강아지가 보내는 신호가 위험한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보호자들이 더위의 위험성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가 위험한 수준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더우면 실내에서 운동하거나 활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실내 생활이 일반화된 반려견에게 실외 산책은 배변과 운동, 환경 탐색을 위한 필수적인 일상이다. 결국 보호자들은 "더우니 나가지 말자"와 "그래도 산책은 해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문제는 우리가 느끼는 더위와 반려견이 경험하는 더위가 다르다는 점이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기온은 지상 약 1.5m 높이에서 측정된다. 반면 말티즈, 푸들, 비숑프리제와 같은 소형견은 지면에서 약 30cm 높이에서 생활하고 호흡한다. 한여름 아스팔트가 50~60℃까지 달궈지는 상황에서는 반려견이 활동하는 공간의 온도가 사람이 체감하는 환경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땀샘이 거의 발달하지 않은 반려견은 입을 벌리고 빠르게 헥헥거리며 체온을 조절한다. 산책 직후 잠시 헥헥거리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일 수 있지만,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거나 혀 색이 짙어지고 침 분비가 늘어나며 활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면 열스트레스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만약 산책 중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산책을 중단하고 그늘이나 냉방이 가능한 실내로 이동해야 한다. 이후 신선한 물을 제공하고 복부나 겨드랑이, 발바닥 등 혈관이 많이 분포한 부위를 시원하게 해 체온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상태가 악화되면 호흡곤란이나 기립불능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현재 제공되는 정보는 대부분 증상이 나타난 이후의 임상적 징후를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더우면 산책을 조심하라"는 조언만으로는 현실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다. 반려인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은 산책을 무조건 제한하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 환경에서 산책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느 시간대와 조건이 안전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이다.
이러한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여름철 반려견이 실제로 노출되는 환경과 생리반응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상정보뿐 아니라 노면온도와 반려견 활동 높이의 온습도 정보를 수집하고, 이에 따른 체온과 심박수, 헥헥거림 등의 변화를 분석해 열스트레스 위험도를 평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반려견의 체감환경을 반영한 안전 산책 기준과 열스트레스 예측 기술 개발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여름은 갈수록 길어지고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사람뿐 아니라 반려견의 건강과 복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 다른 환경을 경험하는 반려견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이제는 경험과 감에 의존한 관리에서 벗어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접근이 필요하다. 반려견과의 산책은 포기할 수 없는 일상이지만 그 일상이 위험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반려견이 실제로 체감하는 환경을 이해하고 세심하게 살피는 것, 그것이 기후변화 시대에 반려견의 건강과 복지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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