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전주비빔밥과 전주콩나물국밥이 서울에 소개되고 있다.
풍부한 곡창 문화가 만든 화려한 비빔 문화는 전라도 호남평야를 중심으로 한 풍부한 곡창 지대와 다양한 농산물 생산 환경 덕분에 여러 종류의 나물과 곡물음식, 장(醬) 문화가 발달했고, 이것이 전주비빔밥의 기반이 됐다.
전주 지역은 예로부터 쌀의 품질이 뛰어났으며, 콩나물·고사리·도라지·황포묵, 육회 등 다양한 재료를 풍성하게 활용했다. 전주비빔밥의 특징을 들자면, 우선 사골 국물을 우려내 밥을 짓는다. 사골국물의 고소하고 진한 맛이 쌀에 배어, 기름진밥이 되어 비빌 때 쉽게 비벼진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1920년대 전주 남문밖 장터의 새벽 식사 문화 속에서 해장국 형태로 자리 잡은 음식이다. 1929년 잡지 『별건곤』에는 전주의 명물 '탁백이국'으로 소개되며 오늘날 콩나물국밥의 초기 형태로 기록됐다.
초기에는 맑은 국물에 콩나물과 소금만으로 맛을 냈으나, 이후 멸치·무·대파 등을 넣은 깊은 육수 방식으로 발전했다. 오늘날에는 뚝배기에 함께 끓이는 방식과 밥에 뜨거운 국물을 토렴하여 내는 방식 등으로 나뉘며 전주를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한식진흥원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열리는 ‘맛의 길, 지역을 잇다’ 전은 한식의 지역별 발전 모습을 ‘국밥·비빔밥·국수’로 나눠 전시한다.
전시는 조선시대 공납과 진상을 통해 전국의 식재료가 한양으로 모이고, 궁중 음식으로 조리된 과정에서 출발한다. 지역 식재료가 이동과 교류를 거치며 새로운 음식문화로 발전한 과정을 담았다.
비빔밥은 곡창지대와 제례·교방문화 등 지역별 환경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이 달라진 과정을 보여준다. 국물 음식은 장터와 노동, 전쟁과 이주 속에서 많은 사람의 끼니를 책임지는 공동체 음식으로 발전한 모습을 담았다.
국수에는 기후와 지형, 사람의 이동이 반영됐다. 북방의 냉면과 강원도의 메밀국수, 한국전쟁 이후 부산에서 등장한 밀면 등을 통해 지역 환경과 시대 변화가 새로운 면 문화를 만든 과정을 소개한다.
제주 오메기떡과 춘천 감자빵 등 향토음식과 지역 농산물이 디자인·브랜딩·유통을 만나 현대적인 K-푸드 상품으로 확장된 사례도 선보인다. 밀키트와 가정간편식 등 지역 음식의 새로운 유통 방식도 함께 다룬다.
비빔밥은 섣달그믐날(음력으로 설날 전날) 남은 음식이 해를 넘기지 않기 위해 밥에 비벼 먹었던 풍습에서 유래됐다.
박경화 한식진흥원 도슨트(전시 전문 해설가)는 “지역마다 다른 재료를 활용해 비빔밥을 만들었다”며 “전주는 미끈하게 잘생긴 콩나물이 유명해서 비빔밥에 꼭 들어간다”고 했다.
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K-푸드의 성장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지역 음식에 담긴 역사와 사람, 기후·환경이 어우러져 발전해 온 결과”라고 했다.
이어 사라져가는 향토음식을 발굴·기록하고, 내년 상반기 개관을 계획 중인 향토음식진흥센터와 연계해 지역 음식의 가치를 확산하겠다고 덧붙였다./이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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