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주비빔밥 유네스코 등재 시동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시민의 결집이 성패 가른다 ‘음식’을 넘어 ‘문화’의 세계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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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전주비빔밥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최근 전주시는 스페인 등 해외 현지 홍보를 펼치고, 외국인 대상 비빔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등 국제적 공감대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2년 국내 최초의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지정된 전주가 이제는 한국 음식문화의 정수인 비빔밥을 통해 세계인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다.

시가 비빔밥을 음식에 머무르지 않고 '비빔 문화'로 확장해 국제적 가치를 알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과거 중국 지린성이 '조선족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성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며 비빔밥의 문화적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후속 대응이다. 등재 추진 과정에서는 전주뿐 아니라 경남 진주와 경북 안동 등 비빔밥 문화를 가진 지역과 협력해 비빔 문화의 가치를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주는 그동안 비빔밥을 중심으로 지역 고유의 음식문화를 발전시켜 왔으며, 이러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2년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지정됐다. 이후 전주비빔밥축제 등을 통해 비빔밥을 단순한 음식이 아닌 지역의 문화 콘텐츠로 확장해 알리고 있다. 2007년 시작된 전주비빔밥축제는 대형 비빔 퍼포먼스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음식 관련 전시와 공연 등을 선보이며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전주의 대표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 거대한 도전은 결코 지자체 하나의 힘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사안의 엄중함을 감안할 때, 이제는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전주시민의 주도적인 참여가 결합된 '공동 전선'을 구축해야 할 때다.

유네스코가 규정하는 무형문화유산은 단순한 맛의 기록이나 레시피가 아니다. 그것은 세대를 거쳐 전승되는 공동체의 관습과 상생의 철학을 의미한다. 제철 식재료를 조화롭게 버무려 이웃과 나누어 먹는 전주비빔밥은 소통과 화합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변국의 막무가내식 문화 공정이 날로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우리 고유의 자산을 지키고 세계화하는 일은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중대사다. 이를 전주시만의 지역 사업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정부는 당장 국가유산청을 비롯한 외교·문화 부처를 총동원해 학술적·체계적 등재 논리를 구축하고, 국제 외교 무대에서 총력 지원 사격에 나서야 한다. 정부의 외교적 노력만큼이나 등재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는 바로 전주시민의 손에 쥐어져 있다.

유네스코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 중 하나가 바로 '지역 공동체의 자발적인 참여와 전승 의지'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화려한 해외 마케팅을 펼친들, 정작 삶의 터전인 전주에서 비빔밥의 문화적 원형이 외면받는다면 등재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제 시민들이 단순한 관람객이나 소비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 전주비빔밥에 담긴 조화와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스스로가 문화유산의 주체이자 전승자라는 자부심을 가질 때 비로소 강력한 추진력이 생긴다.

음식은 한 나라의 정신과 정체성을 담는 가장 깊은 거울이다. 전주비빔밥의 유네스코 등재는 전주의 자랑을 넘어 대한민국 문화의 품격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역사적 과업이다. 국가적 차원의 강력한 정책적·재정적 지원과, 전주시민들의 뜨거운 연대와 참여가 하나로 맞물려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민 사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비빔밥에 담긴 상생의 철학을 전 세계에 당당히 증명해 보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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