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문헌으로 추적하는 부안의 마을 지명②(지은이 김병남 전북대 사학과 교수, 펴낸 곳 부안문화원)'는 부안지역 마을 지명에 나타난 정체성을 찾은 책이다.
지난 1차 년도에 부안읍, 행안면, 동진면, 계화면의 4개 지역을 추적·탐방·연구 저술했으며 이번 2차 년도에는 상서면, 하서면, 변산면, 진서면의 4개 지역에 대해 문헌 기록을 토대로 마을 연원을 추적했다.
이번 4개 면에는 모두 135개의 기초 마을이 소개된다. 이 마을‘지명’은 그 자체로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적 기억을 담는 소중한 자산이다. 마을 지명엔 자연 환경, 생활 양식, 역사적 사건, 그리고 조상들의 인식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일례로, 변산면에는 변산이라는 명산이 있어 이름 있는 명승지와 유서 깊은 고적들이 많으며 그래서 역사와 문화가 배어있는 땅이름들이 부안의 어느 면보다도 많고 다양하다. 변산이 우리 옛 문헌에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은 13세기 초 문성공(文成公) 이규보(李奎報)의 '南行月日記'에 의해서다. 이규보가 변산에서 궁재(宮材)의 벌목 감독관으로 와 있으면서 쓴 기록이 처음이며 그 다음은 고려 충렬왕 8년경에(1282~3년) 일연(一然)스님이 쓴 '삼국유사(三國遺事)' 권4의 ‘진표전간(眞表傳簡)’조다.
진표율사는 통일신라 때의 김제 만경출신으로 변산의 부사이방장(不思議方丈)에서 망신참법(亡身懺法)의 수행으로 지장보살을 만나 증과간자(證果簡子) 189개를 전수받아 미륵신앙을 정립 널리 법시(法施)했다. 그런데 이 기록에는 변산을 ‘선계산(仙溪山)’이라 기록하고 있다. 선계사(仙溪寺)라는 절이 보안면 우반동 뒤 선계안골 안에 있었다. 변산에 대한 명칭은 불교계에서는 능가산(楞迦山)이라 하였고 도교적인 입장에서의 변산은 봉래산(蓬萊山) 또는 선계산(仙溪山)이라고 한 것 같다.
지은이는 호구총수, 여지도서, 동국여지지, 홍재일기, 지지조서, 부풍승람 등 다양한 고문헌과 일기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지명의 유래를 고증하고, 행정구역 변화와 마을 형성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이 책은 개별 지명의 해석에 그치지 않고 마을의 형성과 이동, 통폐합 과정, 그리고 시대적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사회·문화적 흐름까지 함께 조명함으로써 지명이 곧 지역사의 기본 자료임을 보여 주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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